어느 모임에든지 나가보면 무식한 티가 나는 친구가 있고 유별나게 유식한체 하는 친구가 있다. 아니 바보친구가 있고 잘난체하는 친구가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어떤 친구는 제법 유식한체 떠들어대는데도 바탕이 무식해 보이고 어떤 친구는 학교 다닐때는 별로 인정을 못받았는데도 살아갈수록 나아지는 친구가 있다. 그래서 가끔 유식한 친구도 무식하다고 놀렸던 바보친구에게 당하는 꼴을 보는 경우도 있다. 신선한 가을바람과 함게 오랜만에 동창모임에 나갔더니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졌다. 늘 바보친구로 놀림을받던 한 친구가 그날은 각광을 받은 것이다.그전까지는 무얼 한마디하려고하면 "넌 무식한게 가만 있어"하고 친구들이 윽박 질러대면 기가 죽었었는데 그날은 반격을 가했다. 그동안 이 '바보친구'는 남몰래 공부하였던 모양이다. 어디에 가서 한문도 배우고 영어도 새삼 배웠던 것이다. 그날도 친구들이 만나자마자 "어, 바보친구 왔나"하고 놀려대니 이 바보친구 "그럼 너희들 내가 내는 문제하나 해석해 봐라"하고 종이에다 '대월동화'라고 쓰는 것이었다. 그랬더니 평소 유식하다고 똑똑한체하던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해석하였다. 즉 큰달이 동쪽에서 불이났다는 등… 여러가지 해석이 나왔다. 어떤 친구는 '대월'을 보름달이라고 했고 또 추석과 관련있다고 제법 유식하게 풀이하였다. 그러자 무식한 '바보친구'는 싱긋이 웃으며 "에이 다 틀렸다. 너희들 똑똑하고 유식하다고 뽐내더니 별수없구나"하고 다음과 같이 '대월동화'의 한자문구를 풀이하는 것이었다. "대구백화점은 월요일에 놀고 동아백화점은 화요일에 논다"그러자 모임은 웃음바다로 가득찼다. 참으로 무식이 풍부하면 유식하여 진다더니 과연 그런가보다. 〈시인·포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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