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수호의원 정계은퇴 파장-자민련 'TK구상'에 새 변수

유수호의원(대구 중구)의 불출마선언을바라보는 자민련과 대구정가가 표정이 사뭇 착잡하다. 당장 자민련으로서는 '대구정치1번지'인 중구의 마땅한지구당위원장을 찾기에 동분서주하고있고 민자당등 타정파는 불출마선언의파장을 주시하고있다.유의원은 지난 23일 "인생 매사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라며 "더이상 정치를 하여야 할 명분과 사명을 찾기가 어려운 이때쯤 정치를 마감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판단해 법조인으로 돌아가겠다"며 15대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의원의 정계은퇴의사를 미리 알고있었던 김종필총재나 자민련지도부는유의원불출마선언이 당의 진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분위기도 적지않다. 지역기반이 비교적 탄탄해 당선가능성이 높은 현역의원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던 유의원이 불출마선언을 강행하자 자민련의 TK구상이 자칫 차질을 빚지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자민련은 그러나 유의원의 불출마선언이 자민련지도부에 대한 불만이나 당내TK인사들간의 불협화음때문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조부영사무총장은"지난22일 대전중구지구당개편대회에 참석하기위해 대전에 가면서 박준규최고고문이'유의원을 어떡하지…'라고 슬쩍 흘려 어렴풋이나마 알고있었다"고말하고 "그분이 그동안 소신대로 행동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액면그대로 믿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정치에 대한 환멸"이외의 다른 시각을 부인했다.14대에 민자당간판으로 국회재입성에 성공한 유의원은 14대대선전 박철언전의원등과 함께 동반탈당해 구신민당과 국민당을 거쳐 자민련으로 당적을바꾸는등의 정치행로을 밟아왔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민자당 탈당과 자민련 입당은 소신과철학의 한단면이고 박태준 박철언전의원의 구명은 의리와의협의 한 단면"이라고주장하고 있듯이 정치권에서 '철새'정치인이라기보다는 소신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지난 13대총선에서 한차례 격전을 치르고 15대에서 재격돌 채비를 차리고있던 민자당의 유성환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면서도 홀가분한 표정을 감추지않고있다. 이후의 구도에 대해서는 "아직 더 두고봐야지…"라며 유보적인 자세다. 지역정가에서는 그러나 유의원의 불출마가 세대교체바람으로확산되지않을까 예의주시하는등 미묘한 시각도 없지않다.

유의원의 불출마선언으로 자민련내 TK의 역학관계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구심점을 갖지못해 한 목소리를 내지못했던 지역인사들은 내년총선을 앞두고 어쨌든 결속을 모색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있다. 유의원과 김복동수석부총재 박구일정책의장 박철언부총재등은 '불출마선언'직후인 이날오후 대구에서 모임을 갖고 향후 진로등에 관해 협의를 갖기도 했다.당사출근이후 목소리를 내지않고 관망자세를 지켜오던 박부총재는 "시도지부장이 곧 결정이 되면 시도지부장이 구심점이 되어야 앞으로 일을 책임있게해나갈것 아니냐"며 'TK의 얼굴'로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그는 "대구에는 수석부총재가 있고 최고고문과 시도지부장에다 총재의 측근까지 있어 여러가지 주장이 있었다"며 불협화음을 시인하면서 "곧 총재를 만나 문제를 제기하고 얘기를 하겠다"며 그동안의 침묵에서 벗어날 뜻을 밝혔다.

자민련은 중구지구당위원장에 거물급인사를 내세운다는 원칙아래 인물인선작업에 착수했다. 중구가 대구의 얼굴인 만큼 자민련바람을 일으킬수있다고판단하고북구갑에 거명되고있는 이의익전대구시장을 내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있다. 조총장은 "유의원선언이후 얼핏 그 생각부터 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조총장은 "대구문제는 기본적으로 대구지역인사들에게 맡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명수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