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중 북·미 평화협정 반대

북한이 점점 더 궁지로 몰리고 있다. 벼랑끝 외교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면서 실리를 취해오던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해 날로 고립되어 가고 있다. 이는 타인의 고통을 나눠 갖고, 자기의 기쁨을 타인에게 돌려주는인도주의적 양심의 결핍에서 빚어진 것으로 그들이 아무리 고립무원지대에서소외감을 느껴도 뻗쳐주는 손길은 없다.지난 9월 초순 북한의 종주국이자 동맹국이었던 러시아는 내년 9월 10일로효력이 만료되는 북·러간 군사동맹조약인 '조·소우호협력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의 폐기를 북한에 공식통보한바 있다. 북·러간 군사동맹 조약폐기는 '혈맹'사이를 '보통'사이로 격하시켜 국가간 촌수를 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외부세력으로부터 침략을 당했을 경우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자동개입하는 냉전시대에 피로 뭉쳤던 튼튼한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마지막 우방이자 유일한 힘의 스폰서인 중국도 등을 돌린것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북한이 현재의 정전협정을 북한·미국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는데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섬으로써 북한은 외줄기 빛마저 차단당한 꼴이되고 말았다.

북한은 한반도에 가로놓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켜 궁극적으로주한미군을 철수시킨후 그들이 추구하는 적화통일을 완수한다는 계획아래 이를 치밀하게 추진해 왔다. 평화협정 체결의 1단계 작업이 정전위의 철수였는데 중국도 북한의 정전체제 무력화 시도에 잠정적으로 동의, 중국측 정전위요원들을 철수시킨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수립이전까지 현 정전체제의 일방파기는 불가능하며 정전협정이한반도의 평화유지에 긴요하다"는요지의 정전체제 3원칙을 우리정부에 통보해 왔다. 러시아의 등돌림이후 중국의 평화협정 반대로 북한측으로선 진한 배신감과 아울러 더이상 기댈 언덕이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한편 일본도 대북수교를 위해 북한에 쌀을 지원하는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한국의 동의' 없는 독단적 행동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판단, 대북문제는 모든 것을 우리와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자민당의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신임총재는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대북관계는 사실상 국교정상화등 마음쓰이는 곳이 많으나 한국의 동의없는 행동은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안전보장및 방위분야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금 세계는 지구촌 자체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높아가고 있다. 국제사회를 향한 세계화와 개방과 개혁을 통한 전진도 모두 공동체의 일원으로참여하고자 하는 정신을 말한다. 북한도 이제는 과감하게 '폐쇄'라는 두꺼운껍질을 깨고 '탈피'후의 신세계를 바라보기 바란다. 더이상 북한의 친구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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