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지역 국학연구 구심체 있어야"

지역사회에 국학계 원로들의 연구역량을 결집시킬 연구소나 연구기관등이전혀 없어 '낙후하는 대구문화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라는지적이 일고 있다.대구 경북지역은 영남 유학의 본고장이라는 특성과 양반문화의 중심지라는점, 예로부터 국학연구가 왕성해서 전국 어느곳보다 뛰어난 국학 연구자들이많이 포진해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사회에 몸담고 있던 연구자들이 80년대이후 정년퇴직을 거듭,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마땅히 몸담을 만한 연구센터가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학연구자중 심재완박사(영남대 명예교수). 박은용박사(국어학자) 김택규박사(민속학자)등은 친인척의 도움을 받거나 개인의 힘으로 모산학술문화재단·국어전산연구원·대구향토문화연구소를 각각 설립했다.또 전 경북대 전재호교수와 전 효성가톨릭대 권영철교수는 일본 대학의 초청을 받아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러나 지역사회에 남기를 고집한 대부분의 원로 국학자들은 연구실도 확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소속될만한 구심체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지역의 기업체들은 광주나 부산지역의 업체들과는 달리 문화예술에 대한전반적인 지원이 빈약한데다가 인문과학쪽의 지원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는 경북대 김시황교수(한문학)는"현재 원로들이 체계적인 국학연구에 필수적인 한문실력이 뛰어나고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다"며 점점 고령으로 접어든이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충분히 펼칠수 있는 뒷받침이 시급히 모색돼야한다고 강조한다.

후배학자들은 "지역사회에서 수용하지 못한 원로들이 해외에서 각광받는현실은 대구의 역량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대로가면 대구의 문화역량이 광주 부산 뿐만 아니라 수원에도 못미치게 될 것을 우려했다.신라향가의 최고 권위자인 국어학자 유창균박사(계명대 명예교수)는 "지역의 기업체나 언론사등에서 가칭 '향토문화연구소'등을 설립, 일정한 공간을확보해주고 연구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후원만해준다면 큰 성과를 남길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택규박사는 "개인의 힘으로 연구소를 운영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라고 털어놓으면서 경북처럼 대구에도 국학원이 들어설 경우 수장 자료를 기꺼이 내놓겠다는 연구자들이 적지않다고 들려준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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