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처음 엄습한 유독성 적조가 청정해역 동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있다.무방비상태의 동해안을 유린하고있는 적조는 쿠로시오난류를 타고 빠른 속도로 북상,지난 28일에는 난류의 북방한계선인 강원도삼척 앞바다까지 확산돼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있다."이제 동해바다도 끝장났습니다"적조피해 어민들의 한탄처럼 동해안에는양식어업에 대한 절망감이 가득하다. 이번 피해도 피해지만 언제 다시 '독가스'같은 적조가 밀어닥쳐 어장을 초토화시킬지 모르기 때문.이번 적조의 원인인플랑크톤 '코코로디늄'은 수온이 섭씨 17도이하로떨어져도 소멸되지않고 바다밑 뻘에 잠복,내년여름 수온이 상승하면 다시 되살아날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수산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자생적 적조사태가 매년 되풀이 될 수있다는 경고이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이같은 견해가 빗나갈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까지 남해안에만 발생하던 적조가 금년에 동해안까지올라왔다면 내년에도 올라오지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이다.양식어업 즉 '기르는 어업'은 농업으로 비유하면 비닐하우스 특작과 같이안정적 고소득을 보장해주는 근대화된 어업이다. 그러나 적조를 피할수없다면 기르는 어업은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
또 적조는 바다목장으로 일컬어지는 연안 어자원을 고갈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이번사태는 연안 어류,패류,해조류를 절멸시키는 계기가 될수도있어 총체적 피해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양식업의 수배 아니 수십배가 될지도모른다는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적조발생은 해양오염이 근본원인.이번사태로 동해연안 오염이 우리가 태무심한 사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것을 쉽게 알수있다.뭍에서 흘러들어가는 각종 생활오수,산업폐수등이 이같은 해양오염의 주범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한시가 급한데도 양식업을 권장해온 행정당국은 "적조가 닥치면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뇌면서 허둥댈뿐 별다른 대비책을 제시하지못하고있다.연안양식어업의 과제인 적조피해방지를위한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없다.적조전문연구소가 전국에 단한곳도 없다는 것이 무신경을 입증해주고있다.현재 적조연구와 경보발령등은 국립수산진흥원에서 하고있다.그러나 장비,전문인력부족등으로 초보적 수준을 벗어나지못하고 있다.이번적조의 발생과 확산 원인을 정확히 분석,분명한 대책을 제시해줄수있는 기관이 없다는사실이다.
어민들의 무신경도 문제.동해안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대부분 의 양식장에서는 아무런 정화장치없이 사료찌꺼기,물고기분비물등을 그대로 바다에 방류,연안오염을 가속화시키고있다.
실제 지난26일 50만마리의 우럭,광어등양식어류가 폐사한 동해안 한 적조피해양식장에서는 폐사한 어류의 절반가량만 건져낸뒤나머지는 육질이흐늘흐늘해져 건지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조속에 그대로 방치,바다속에 자연유입되기만을 기다리고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물질을 육지에서 내려보내지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대규모 하수종말처리장만 건설할것이 아니고 바다로 유입되는 모든 하구에 소규모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해양오염을 근원적으로 막을수있는 대책수립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있다.실제 일본등 양식어업 선진국에서는 폐수유입을막기위해 하수종말처리장설치 차원을 넘어서 1차정화처리된 폐수도 연안오염을 막기위해 파이프를 통해 먼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
바다는 이제까지 생각해온것처럼 무한한 자정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우리가 흘려보낸 오염물질은 유독성 적조처럼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되새길 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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