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자민련총재간에 '보수론'을 둘러싼 논쟁에 불이붙었다.내년총선을 앞두고 '보수세력'의 본산을 자처하는 JP와 보수세력끌어안기에총력을 기울이고있는 두김씨진영이 서로 상대방의 전력까지 들춰내며 비난의 강도를 높여가고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상대당총재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있다. '보수론'을 먼저 제기하고 주도권을 쥐고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JP다.그는 지난 2일 제천지구당개편대회에 참석해 "여타 정당이 보수를 들고나오는데 그것은 모두 위장된 것이며 참된 보수는 우리뿐"이라고 주장했다.그는 "6·25때 공산침략자들과 싸운 정치지도자가 아니고는 보수 운운할 자격이 없다"며"보안법을 없애고 전교조를 살려야한다고 한 사람들이 어떻게보수냐"며 전력까지 시비를 걸었다. '진정한 보수'는 자신뿐이며 DJ는 '위장된 보수'라는 것이다.
JP는 그동안 기회있을때마다 자신과 자민련이 보수세력의 본류라는 주장을펴왔다. JP는 새정부출범이후 방향을 잃고있는 보수중산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색깔논쟁을 제기해왔다. 그는 다른 야당 특히 국민회의가 '보수'를 내세우는데에 거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야권에 색깔이 분명하지않은 회색분자가 있다"며 국민회의를 겨냥했다.
JP의 '진정한 보수론'에 국민회의측이 가만있지않았다. 박지원대변인은 "보수는 민주주의안에 있지 군사쿠데타로 민주정부를 전복시킨 자는 보수를말할 자격이 없다"며 JP를 수구반동세력으로 몰아붙였다. 박대변인은 "중앙정보부의 공작정치와 유신의 주역이 언제 민주투사의 옷으로 갈아입었는지우리는 알지못한다"며 원색적인 용어를 구사해가며 JP의 전력을 문제삼았다.박대변인은 이어"미국정부에서도 외교경로등 여러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보안법철폐를 요구한바있다. 김총재식 발상이라면 미국정부도 공산당이냐"고반박했다.
국민회의측이 이처럼 강력한 반박에 나선 것은 JP의 보수론이 내년총선을앞두고 국민들 사이에 먹혀들고있어 지금 적극적으로 쐐기를 박지않으면 DJ의 대권가도에 관건이 되는 '보수세력 끌어안기'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판단이 섰기때문이다.
자민련도 재차 반격에 나섰다. 안성열대변인은 이번에는 DJ의 군경력을 문제삼았다. 안대변인은 "김대중 김영삼씨가 공산침략으로 조국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때 군대에 갈 적령기임에도 불구하고 군대에 가지않은 사실에 주목한다"며"김대중씨가 민주주의 운운하지만 군대에 가지않은 것으로 보아 그가진정 나라를 지킬 투철한 애국심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DJ에 직격탄을 퍼부었다. 안대변인은 DJ를 김씨로 호칭하면서 "우리는 김대중씨가 정계은퇴를했다가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는데 환멸을 느낀다"며 "그의 정신상태가 온전한지 의구심을 갖는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국민회의측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박대변인은 "김대중총재는 6·25당시목포형무소에서 탈출했고 해상방위대 전남지구부사령관으로 병역의무를 마친것은 모든 기록과 모든 국민이 증명한다"며 군경력을 해명하고 "정계복귀당시에는 '김대중씨가 알아서 할일'이라더니 이제와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뚱딴지 트집을 잡고있다"며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양당의 색깔공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DJ가 차기대권도전의사를분명하게 밝힌 이상 경쟁자인 JP와 협력과 공조관계를 갖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의 지지를 둘러싸고 두김씨간의 경쟁에 불이붙은 셈이다.
민자당이 '색깔논쟁'에 끼어들지않고 구경만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자민련이 김대통령의 전력을 함께 문제삼는데도 야당끼리의 설전에는 섣불리끼어들지않는게 상책이라는 판단에서 팔짱만 끼고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는것 같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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