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중심의 작품 소개 풍토가 강한 국내 문학계에 제3세계 문학가인 중국의 망명 천재 시인 빼이따오(북도, 1949~)의 시와 파블로 네루다 이후 최고의 라틴아메리카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옥타비오 파스의 시론을 소개한 책이 나와 관심을 끈다. 이들은 옥타비오 파스가 지난 9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빼이따오도 최근 잇따라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공통점을 갖고 있다.'빼이따오의 시와 시론'(고려원 펴냄)은 87년 광주에서 출판된 빼이따오의'북도 시선'을 미 워싱턴대 주립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정우광씨가 번역한 것으로 빼이따오에 대한 평론과 연구자료도 싣고 있다. 빼이따오는 '사회가 생산한 삶을 진실되게 반영한다'고 주장하던 관영문학자들의 독단이 팽배한 현실에 저항하는 시들을 썼다. 그는 49년 이후에 씌어진 모든 중국 문학의 정통성에 도전하는 '대체문학'을 창조함으로써 '대체 현실'을 발견하고자 했다. 그의 시가 가진 강인한 저항정신은 인간의 본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삶의 진실과 아름다움에 대한 최소한의 휴머니즘적인 요구로 보인다.빼이따오는 중국 사회에서 그의 시가 어떠한 정치적 역할을 하느냐 하는점보다 오늘날 거의 모든 문명사회가 안고 있는 인간에 대한 딜레마의 이해와 관련한 철학적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평가받고 있다.
옥타비오 파스의 '낭만주의에서 아방가르드까지의 현대시론'(현대미학사펴냄)은 저자의 71~72년 하버드 대학 현대시 강의를 엮은 것으로 20세기 시운동의 뿌리와 변모.분열상을 추적하면서 사실상 거의 소진된 서구 아방가르드 시운동의 종언을 말하고 있다. 70년대부터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의 한 단초가 되기도 한 이 저서에서 저자는 스페인어권 중남미 시인의 입장에서 현대시운동 및 그러한 운동과 우리들이 '현대'라고 부르는 것의 모순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파스는 자신들의 시대를 스스로 현대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스스로의 현대성을 곧바로 상실하는 것이라며 서구적인개념인 현대성을 멕시코 지성인의 시각에서 비판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교수인 윤호병씨가 번역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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