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리을(ㄹ)에 대한 명상

노산 이은상(이은상)선생의 '한국사상사' 강의시간에 들었던 내용 가운데지금도 잊지않고 있는 말씀이 있다. 즉 우리나라의 정치는 리을(ㄹ) 받침한다섯가지 낱말만 잘 다스리면 된다고 했다.그 순서는 지금 잊었지만 첫째 '말'이다. 우리말의 중요성은 여기서 새삼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둘째 '글'이다. 우리민족은 세계에서 으뜸가는'한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우리글에 대한 긍지를 못가지고 있다.세계화를 내세우고 영어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우리사회의 교육현실을 보라.4천5백만 전 국민이 영어를 다 해야할 그 까닭을 잘 모르겠다.우리는 외국어를 전연 몰라도 고등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우리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은 있어도 글이 없는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와 다른 것이다. 셋째 '얼'이다. 물론 우리민족고유의 '얼'이다. 이은상선생은 우리민족의 '얼'을 가꾸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세계화 물결을 타서인지 '얼'빠진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볼수 있다. 교육부부터 우리 '얼'을 버리는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나라가 아닌가. 넷째는 '물'이다. 옛날 임금들은 물을 잘 다스리면 성군(성군)소리를 들었는데 요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고속전철 경주통과 문제로 시끄러운데 그보다 시급한 문제는 '물'을다스리는 정책이다. 지금 강물은물론 바다까지 붉게 변해가고 있는데도 정부당국부터 심각하게 생각 안하는 것 같다. 월드컵이니 아시안게임 부산 개최니하고 열을 올리고 있지만 '물'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모든것이 물거품이된다. '물'좋다고 자랑하던 나라가 어쩌다 '물'을 죽이는데 정신이 팔려버렸는가. 다섯째는 '쌀'이다. 좋은 우리 '쌀'을 어디에 갇다줄 생각 말고 우리나 잘 먹도록 뇌두자.

〈시인·포항공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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