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감기관장들의 답변태도도 천태만상이다.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로 국감을 받는 민선단체장들에 대한 여야의원들의태도도 일방적으로 몰아붙는 모습보다는 '옛정'을 생각해 최대한의 예의를지키는 모습이다. 그러나 상임위마다 소신으로 답변하는 '공세형'수감기관장이 있는가 하면담당직원들이 써주는 답변을 읽기만 하는 '대독형'에서부터읍소하는 '호소형'에 이르기까지 기관장들의 답변형태는 천차만별로 예년과별반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민선단체장들은 대부분 소신과 배짱형 답변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의원들의 질의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무조건 호통부터 치는 '억지형'이 여전한가 하면 일문일답식 질의로 수감기관장을 진땀빼게 하는 '추궁형',철저한사전조사로 수감기관을 두손들게 하는 '송곳형'등 가지각색이다.○…내무위의 강원도국감에서 자민련의 최각규강원지사는 국민회의의원들이 새마을운동중앙단체협의회에 대한 지원중단문제를 거론하자 "새마을 운동은 필요하다"며 계속지원할 뜻을 굽히지않겠다는 소신을 피력. 최지사는 "새마을 운동은 정치권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민간단체보다 기여가 크다"며 순수새마을운동 육성의 필요성을 역설.
내무위의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감에서 안병욱청장은 최선길노원구청장 구속수사가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야당측의 지적에 대해 '수사결과보고'라는 자료를배포하면서까지 "첩보를 받고 법대로 수사했을 뿐"이라는 답변을 고집했다. 이에 민주당의 김옥두의원(국민회의 참여)은"이 사건의 첩보제공자를밝히라"며 한동안 일문일답식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박찬석경북대총장은 6일 교육위국감에서 "정부가 8개국책공대에 매년 50억원씩 지원, 계속 해주면좋겠지만 다른 학교도 고려하면 한번에 그치는것도 바람직하다"며 소신답변을 했다.
국민회의의 유종근전북지사는 내무위감사에서 "내가 책임질테니 고유 사무관련자료는 제출하지말라"고 지시해 민자당의 김길홍의원과 설전을 벌이면서도 "도의회와 이중으로 감사하지말자는 얘기다. 그 지시는 소신이므로 사과할 이유가 없다"며 배짱.
홍재형경제부총리는 다소 신경질적으로답변에 나서 야당의원들의 반발을사기도 했다. 홍부총리는 재경원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이 "성실하게 답변하라"고 재촉하자 "성실하게 답변하고 있다"며 다소 감정섞인 듯한 반응. 그는 국민회의의 이경재의원이 "앞으로도 주가조작을 계속하겠다는 거냐"고 추궁하자 "주가안정을 위해 공급물량을 조정하는거지 누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거냐"고 맞받아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김종구서울고검장과 최환서울지검장은 지난달26일 법사위에서 5·18문제와 관련, "앞으로는 잘하겠다"는 식의종래패턴에서 탈피, '소급입법불가론'등 법논리를 들며 야당의원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영식교육부장관은 야당의원들이 김영삼대통령의 처남이 장학사에서연구관으로 승진한 것에 대해 따지자 "장관인 내가 시킨 것"이라며 솔직하게답변해 야당의원들로부터 비교적 솔직하다는 평가.
그러나 국방위에서는 강창성의원이 미국에서 도입키로 한 전차의 부실함을지적하자 실무책임자인 조영길합참전력기획차장과 몇차례에 걸쳐 난상토론을벌였다. 반면 이양호국방장관은 실무자들이 써준 답변서를 장황하게 읽으며'대독형'답변을 계속하다가 "아예 서면으로 답변하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김기재총무처장관은 국민회의의 문희상의원이 PK의 요직독점인사를 지적하자 지역간 인구편차등을주요인으로 언급하다가 변명이 궁색해지자 "총무처로서도 아프게 생각한다"며 솔직히 시인.
이인제경기지사는 말썽이 되고있는 군포소각장건설문제와 관련 "원만한해결을 위해 도의 조정기능을 발휘해 나가겠다"며 무리없는 답변.한국관광공사에 대한 문체공위의 국감에서 민주당의 박계동의원이 김포면세점의 5대비리를 낱낱이 제시하자 김포면세점장은 "정년도 눈앞에 있고 딸의 혼사도 얼마남지않았다"며 아예 읍소작전으로 야당공세의 봉쇄에 나서 눈길.
○…지자제실시이후 여야의원들이 자당소속 수감기관장 감싸안기에 나서는볼썽사나운 모습도 달라진 국감진풍경중의 하나. 민자당의 반형식의원은 지난 25일 부산시에 대한 내무위국감에서 문정수부산시장에 대해 '문총장'이라고 호칭하더니 급기야는"국회 내무위의 감사와 내무부의 감사, 감사원감사등 온갖 감사때문에 공무원들이 일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공무원역성들기에 나서는진풍경을 연출.
또한 박희부의원도 경기도에 대한 내무위국감에서 이인제지사에게 '지사님'을 연발하며 "한때 선배의원으로 모시고 다니면서 날카로운 질문을 펴는 것을 봐왔는데 이제 질의와 답변자의 입장에 서게 돼 감회가 새롭다. 지사님의감회는 어떤지 밝혀달라"며 과공의 자세를 보여 빈축.
물론 전라남도에 대한 국감에서 국민회의소속의원들도 허경만전남지사에게비슷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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