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악산 단풍

천변만화(천변만화). 단풍의 아름다움을 하나의 틀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수종(수종), 시간과 장소, 빛의 양 등에 따라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그 다양함은 천변만화란 말로도 부족한 감이 있다.한반도에서 단풍이 가장 빨리 든다는 설악산(설악산). 설악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지난 6일 오전7시 40분, 오색을 출발했다. 목적지는 설악의 최정상인 대청봉(해발 1,708m). 다섯가지 맛이 난다는 오색약수로 목을축인 뒤라 산을 오르는 마음이 더없이 상쾌하다.오색에서 대청봉까지 거리는 약5㎞, 걸어서 4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등정에 나선지 얼마되지 않아 출발때의 상쾌함은 간데 없이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수백개의 돌계단이 앞을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일명 깔딱고개.이곳을 오르면 숨이 '깔딱' 넘어갈 지경이 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설악산국립공원관리소는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돌계단은 7백여개나 된다고 한다.

깔딱고개를 지나면 설악폭포. 대청봉까지는 아직 2.5㎞정도가 남았다. 설악폭포 주변은 단풍이 절정이다. 붉나무, 단풍나무, 자귀나무등 갖가지 나무들이 붉고 노란가을 옷을 입었다. 산꼭대기에서불이 붙은 단풍이 중턱인5~6부 능선까지 내려왔다. 차가운 계곡물을 따라 떠 내려 나뭇잎들이 계절을잊고 사는 '도시인'을 감상에 젖게 만든다.

설악폭포에서 대청봉까지는 급하고 완만한 길이 반복된다. 오색을 출발한지 3시간여만에 정상에 올랐다. 산아래를 굽어보니 능선과 계곡을 따라 물든단풍이 흡사 꿈틀대는 용과 같다. 특히 공룡능선과 울산바위쪽의 단풍은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계곡에서 본 단풍도 좋지만 대청봉에서 사방을둘러보며 내려다 본 단풍은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멀리 보이는 동해바다도 가을빛을 머금었다. 설악산 국립공원관리소 김석주관리과장은 "흰바위와 붉은 단풍이 어울어진 설악단풍의 아름다움은 다른 어느 산에서 찾아 볼수 없다"고 자랑했다.

단풍철을 맞아 설악을찾는 사람은 평일에 2만5천명, 주말에는 6~7만명정도. 특히 단풍이 절정을이룰 이번 주말(14, 15일)에는 최대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대청봉에서 중청, 소청봉을 거쳐 천불동계곡-비선대로 하산하는 코스는 설악단풍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길이다. 인제-속초사이에 있는한계령과 오색에서 홍천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구룡령도 설악단풍을 눈아래로굽어볼 수 있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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