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속의 또다른 주인공은 컴퓨터. '컴퓨터 영화'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조류임이 분명하다.최근 미국내 인터넷 사용자 수는 무려 약 1천만명. 이 엄청난 숫자의 미국인들이 날이면 날마다 인터넷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월드 와이드 웹'을 이용해 인터넷으로부터 그림과 비디오와 음향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의 귀재들이 이 커다란 흐름을 놓칠리만무하다. 이들은 일찍이텔리커뮤니케이션이란 사회적 현상을 영화속에 가미시키는데 눈을 떴다. 미국공상과학영화의 대명사 격인 '스타트렉'의 대성공은 '영화속의 컴퓨터 시대'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요즘 미국 극장가의 '박스 오피스'를 강타하고 있는 세편의 영화 속에서도컴퓨터가 적어도 '조연급'은 된다.
'암살자'(Assassins)의 경우 주인공 실베스터 스탤론과 앤토니오 반데라스가 휴대용 컴퓨터를 모뎀과 핸드폰에 연결, 비밀번호를 쳐넣은 뒤 그들의 보스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그들의 보스는 컴퓨터를 이용해 암살대상자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매끄럽게 받는 장면도 등장한다.그러나 현재의 컴퓨터기술수준으로는 영화 속의 장면과 같이 원색사진을모뎀을 통해 그처럼 빠른 시간 안에 받기는 불가능한 일. 특히 핸드폰을 연결해 대화를 나누는 경우 비밀번호를 아무리 입력할지라도 대화내용의 보안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더욱이 영화 속에서 반데라스는 목욕탕 속에 앉은 채 휴대용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으나, 실제로 그랬다간 감전사하기 꼭 알맞을 일이다.본격 컴퓨터 영화랄 수 있는 '해커스'의 경우 펑크스타일의 청소년들이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바이러스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서로 상대방의 컴퓨터 속에 침입해 정보를 파괴하는등 컴퓨터 속에서 결투를 벌이는흥미진진한 내용. 또 주인공들은공중전화를 걸 동전이 없으면 컴퓨터를 연결해 상대방에게 멀티미디어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해킹이란 실제로 벌어지는 컴퓨터 범죄의 하나다. 그러나 진짜 해킹은 영화처럼 그렇게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 아니다. 상대방 컴퓨터의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한 과정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지루하고 힘겨운 일이기 때문이다.
샌드라 벌록 주연의 '네트' 역시 컴퓨터가 스토리 전개의 핵을 담당하고있다.
한 살인자가 LA경찰국의 데이터베이스에 침입해 자신의 인적사항 기록을지우려다 실수로 벌록의 신용카드와 운전면허증, 여권정보를 삭제하고 만다.마침 그 시각에 컴퓨터통신을 이용해서 피자를 주문하고 있던 벌록은 자신의모든 개인정보가 지워짐에 따라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된다.
현실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피자를 주문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에 경찰국 컴퓨터에 접속하는 장면은 한참 과장된것.
또한 LA경찰국의 범죄기록 데이터베이스는 외부로부터의 접근이 차단된 '스탠드 얼론(stand alone)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어 일반 전화선을 이용한 접속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한편 이들 3편의 영화속에 '출연'하고 있는 컴퓨터 기종이 한결같이 애플사의 '파워북'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 '파워북'의 휴대용 컴퓨터 시장 점유율은 약8%. 그러나 할리우드를중심으로 캘리포니아주 지역에서가장 널리 쓰이는 컴퓨터는 애플 매킨토시사의 컴퓨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영화는 이 사실을 다시한번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워싱턴·공훈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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