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우리 음악

요즘은 우리음악인 국악에 관심이 많아졌다.판소리·민요·시조를 들으면서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우리악기를 하나쯤 연주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내 핏줄 속에 흐르고 있는 우리가락이 이제야 느껴져 오는 모양이다. 김치·된장 없이도 밥을 잘 먹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 입맛의 김치가 그립듯이…….

유학시절, 낯선 문화, 낯선 언어, 낯선 사람 속에서 긴장하며 살아가던 어느날 문득 우리 가야금 소리가 그렇게 정겨운 가락으로 느껴질 수가 없었다.그때 비로소 우리음악의소중함을 깨달았고, 서양음악을 한답시고 우리것을공부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그후 오스트리아에서 국제음악회의가 열렸는데, 한국팀이 참석한다고 해서돕게 되었다. 그 행사중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나라들의 민속음악회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주자 두명이었고, 일본에서는 수십명이 참가하였다. 일본음악의 예술성은 차치하고라도 무대에 꽉찬 전통악기 연주자들과 무용단이 펼치는 다양한 연출이 세계음악인의 구경거리였다.그러나 두사람이 우리음악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름다운 한복과 어우러지는 가야금과 장구의 가락이 처음에는 서양사람들의눈에 감탄과 호기심이었다. 그러나 20여분이 지나자 점점 지루해하는 표정들이었다.

문화가 다르니 이 잔잔한 음악을 어떻게 음미할 수 있으랴… 내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었다.

이제는 대구에도 시립국악단이 있어서 정기적인 연주회가 열리고 감상할기회도 많아졌다. 우리음악의 전통을 가꾸고 발전시켜서 세계화·국제화시대에 걸맞은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

〈피아니스트·대구신학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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