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경주통과 절대사수' '경주문화는 경주시민만이 지켜왔다''경주시민한마음으로 고속철 사수하자' 한달전부터 경부고속철도 경주통과를 주장하는 플래카드가 경주시내 전역에 나붙었다.시민들은 그동안 고속철 경주통과가 관철되지 않으면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고속철 경주통과구간에 대해선 목소리를 달리하고 있다.'개발이냐''보존이냐'를 놓고 개발(확정노선)을 주장하는 경주시 시의회상공회의소와 상가번영회 등 62개 시민모임측과 보존(건천노선)에 무게를 실은 종교 환경 문화계 등 30개 시민단체들이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개발을 주장하는 측은 "92년 노선확정 당시 정부가 양구간에 대해 문화재분포조사를 거친후 고속철건설이 용이하고 문화재훼손이 상대적으로 적은 도심노선을 택한것"이라며 "2년동안 아무런 말이 없다가 문화재훼손을 들먹이며 노선변경을 주장하는 것은 웃음거리"라고 말하고 있다.
경주상공회의소 김정수회장은 "확정노선에 고속철이 놓이면 도심과 교통연계가 좋아 경주가 급속히 발전될 수 있다"고 도심노선의 당위성을 표명했다.이원식 경주시장도 "노선변경시에는 공사비등 무려 4조원의 비용상승과 3년의 공기연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노선변경은 없다고 본다. 현재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해 남부선과중앙선부터 걷어내 통합역사를 만들면 진정한 문화재보호가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에대해 보존측인 문화계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몇년새 경주시내에 공장고층아파트등이 마구 들어서 도심문화재가 파괴되고 있는 마당에 고속철마저경주시내를 통과하면 문화재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경주박물관 지건길관장은 "문화재옆으로 고속열차가 쌩쌩 달리고 20m높이의 고가도가 꽉 들어찬 경주에 누가 관광을 하러 오겠느냐"며 "경주를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가꾸려면 시외곽인 건천노선을 택하고 역사도 이 일대에 세우면 신도시건설과 함께 문화재도 보존되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과구간 논란속에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은 통과구간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지금껏 일단 고속철이 경주만 오면 자연 철로가 놓인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런와중에 최근들어서야 일부 지각있는 지도층 인사들이나 학자 시민들은고속철경주통과에만 너무 집착했다는 자성과 함께 도시장기발전과 문화재훼손 소음 등 환경문제를 도외시한 양쪽 노선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주를 사랑하는 시민연대모임의 김덕수대표는"정부가 밥상을 차려놓고시민들에게 먹고싶은 음식을 먹도록한게 아니라 차려진 밥상에 정해진 반찬만 먹도록 강요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확정노선의 경우 도심통과로 엄청난 소음을 발생시켜통상 노선부근 3백m이내에는 사람이 살 수 없고 열차운행계획에 경주역 정차횟수가 1일운행횟수 4백36회중 60회에 불과, 경주에 들르는 관광객들이 적어관광도시는 물건너간 꼴이 되고만다고 우려했다.
또 확정노선은 장기적으로 볼때 도시와 너무 인접, 도시팽창으로 인한 인구밀집으로 인위적인 문화재훼손까지 염려된다고 말한다.
더구나 확정된 북녘들역사도 남산과 가까이있어 풍치를 해치는데다 시가지경계선과 맞물려 역세권과 신도시개발을 가로막는 기형적인 도시팽창만을 가중시킨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건천노선에 대한 비판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확정노선의 견제용으로 문체부가 내놓은 안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노선에 대한 구체적인 통과복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건천에 산재해있는 금척리고분을 파괴하고 건천을 경유 경주인터체인지 부근을 지나면서 남산허리를 자르고 지나가는 등 심각한문화재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시민들은 "고속철 경주통과엔 한 목소리를 내던것이 통과구간에 대해선 목소리를 달리하는 것은 안될 말"이라며 "정부로부터 경주장기발전과 환경문제가 담긴 설득력 있는 해답을 들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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