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중등 몰염치 핵실험에 경종

노벨 평화상이 예상과는 달리반핵운동가와 이름 없는 한 반핵단체에 돌아간 것은 올해의 전반적인 반핵분위기에서 비롯됐다.올 한해는 프랑스 핵실험 문제로 1년 내내 떠들썩했고 일본 고준위 핵폐기물 수송문제와 거기다 간헐적으로 터져 나온 중국의 핵실험으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다. 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진 지 50년째 되는 해이며 원자폭탄의 위험성을 경고한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이 나온지 40년째 되기도 해 그 어느때 보다도 반핵분위기가 고조된 한해였다.

그럼에도 노벨상 수상자 발표 임박에서도 이들이 수상자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보스니아와 아이티,수단,한반도등 전세계를 누비며 분쟁해결사 역할을 한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를 강력한 후보자로 점쳤을뿐 AP,로이터통신등도 유력후보에 이들을 올려 놓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지난 92년 알베르토 아인슈타인 평화상을 수상하기는 했어도 별로 주목 받지 못했던 반핵운동가 조지프 롯블랫과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퍼그워시 회의'에 돌아갔다.

롯블랫 자신도 수상사실에 매우 놀랐다며 "최근 몇년 사이 노벨 평화상은유명 정치인들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나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수상자 선정권을 가진 노벨위원회 위원 5명이 예년과 달리 철저히 함구를한 것도 수상자를 정확히 점칠수 없었던 한 원인이었다. 지난해 제3의 공동수상자로 물망에 올랐던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사전에 정보가 새나가는 바람에 끝내 수상자에서 제외됐던 전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특히 보안에 신경을 썼다.

35개 단체를 포함, 1백20건의 후보명단중 이들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노벨위원회는 프랑스 핵실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항의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프란시스 세예르스테드 노벨위원장은 "이번 노벨평화상 수여는 세계 핵보유국 모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이와함께 인류애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발명품이 인류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도 아울러 담고 있는 것이다.조지프 롯블랫과 퍼그워시회의는 모두 핵무기 발명시점에 서 있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은 퍼그워시회의를 낳았고 퍼그워시 회의는 지금까지 열정적이지만 조용히 활동을 벌여왔다.조지프 롯블랫은 선언의 산파역할을 한 11명의 과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으며 퍼그워시의 활동에서 가장 중심적인 인물이었다.

〈김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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