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사의 '야당정신' 훈수-KT 동화사주지 무공스님 예방

민주당 이기택상임고문이 영남지역 사찰 예방 도중 세속을 떠난 스님으로부터 신랄하면서도 싫지 않은 정치 훈수를 들었다.13일 동화사를 찾았다가 주지 무공스님에게서 앞으로 가야할 길과 마음가짐, 최근의 변화된 대구 성향 등에 대한 고언을 접한 것.

가을 나들이 삼아 나선 길에서 의외의 정치 충고를, 그것도 스님을 통해들은 이고문은 이번 대구 방문의 성과가 결코 적잖다는 눈치다.이고문이 무공스님에게 들은 얘기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정권쟁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라진 야당정신을 다시 살리는 것이다. 정통 야당의 면모를 갖추면 국민이 알아서 대권을 준다" "YS와 DJ의 그늘을 벗어난 이후 대구에서 KT와 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대구에 민주당은 없는게 아니냐는 얘기는 이고문에게 따가운 것이다.가깝게 대구시장 선거때는 후보도 내지못했고, 멀리 지난 총선에서는 11개선거구 모두에서 패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민주당 부재론'은 설득력이 있다.

줄곧 당을 지켜온 이고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대구에는 반민자당 정서가 너무 강하다. 이런 좋은 상황에서 소위 정통야당이란 민주당과 KT는 무얼 하고있나. 오히려 엊그제 생긴 자민련이 더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의 정치동향까지 정확히 짚어낸 무공스님의 말은 비판과 격려를 다같이 담은 것이었다.

이고문이 상기된 것은 KT와 민주당에 대한 대구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무공스님의 나중 얘기를 듣고서였다.

"민주당이 대구에서 약세를 면치못한 것은 반DJ라는 성향때문이었다. YS에대한 반감도 많다. 이제 YS와 DJ 모두로부터 벗어났으니 대구도 민주당과 KT를 홀대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의식을 갖고 야당정신을 살려달라는 당부와 KT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에 이고문은 가만히 듣고있었고 배석한 민주당 대구시지부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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