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에서 적대국 대표들 또는 외교관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것인가.'세계 평화 실현'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유엔의 반세기를 축하하는 자리인만큼 기쁜 표정을 지어야 하지만 때로 극렬한 적대행위도 불사하는 적대국대표와 함께 있기란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 만큼이나 괴롭기 짝이 없다.내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는 유엔 의정국관리들의 고민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적대국 대표들의 자리배정이나 연설순서, 사진촬영시의 인물배치및 각종만찬과 오찬모임등에서 이들이 시선을 마주치지 않도록 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과 북한만 해도 최근 관계가 불편해지고 있는 만큼 결코 웃으며 상대국 대표를 쳐다볼 수 없는 처지이다.
미국과 쿠바 또한 숙적중의 숙적관계인데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물론 피델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유엔 관리들의 고민은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지 외교관들은 미국쪽에서 가능한 한 쿠바측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노력할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 주재 만찬에는 두 사람 모두 초청을 받은 상태여서 초청을 거부하지 않을 경우 잠시 동안이나마 한 방에 같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만찬은 그렇다 치더라도 22일 각국 대표들의 총회연설 전에 있을 사진촬영에는 두 사람 모두 만면의 웃음을 띠고 서 있어야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가 그렇고 최근의 중동 평화정착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적대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시리아, 또는 얼마전치열한 국경전쟁을 벌였던 에콰도르와 페루도 예외는 아니다.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이집트와 수단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의 대표들은 모두 오는 25일갈리 유엔총장이 주최하는 오찬에함께 초대됐다.
만일 북한의 김정일이나 리비아의 무하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및 수단의 오마르 알-베시르 대통령등이 참석한다면 이같은적대국들간의 긴장감이 한층 더할 것이라고 현지 외교관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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