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희동 표정

노태우전대통령은 지난 8월초 서석재전총무처장관의 4천억원비자금 보유설파동이 터졌을 때 측근들도 말을 걸기 힘들 정도로 진노했었다.그러나 연희동측은 이번에는 공식대응조차 않고 있다. 한두번도 아니고,이제는 지칠대로 지쳐서 대꾸할 힘조차 없다는 식이다. 연희동의 분위기는서전장관의 비자금설 파동에 이어 노전대통령 자신의 '실수'로 대국민사과까지 한 "5.18은 중국 문화대혁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는 발언으로 침울할 대로 침울해 있었다.연희동은 이번 파동도 지난번 서전장관의 비자금설파동 때처럼 흐지부지되는 것을 가장우려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겠지만 정치적으로나 국민감정상 전직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는 더이상 회복될 수 없을 정도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연희동측은 청와대등 여권의 분위기타진에 대해 "제발수사를 통해 진실을 꼭 밝혀달라"는 주문을 했다.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면서도 '흐지부지'의재판이 돼서는 더욱 상황을 꼬이게 만들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노전대통령측은 또한 공식적인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즉각 박의원 발언에대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박의원에 대한 법적대응 여부를 집중 논의했다. "국회의원이 대정부질의에서 한 발언은 면책특권이 있다"는 견해가 우세했다지만 "민사상 명예훼손은 성립될 수 있다"는 소수의견도 있었다고 한다.이 과정에서 연희동측은 비공식 정보를 수집, 분석한 결과 노전대통령과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결국 결론은 좀 더 지켜보자는 쪽이었다.노전대통령측은 또한 박의원의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명이 됐을 때도걱정을 한다. 그 때가서"우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봤자 실추된 명예와 구겨진 이미지는 원상복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이동관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