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학년도 대학입시를 앞두고 대구지역 수험생들의 성적이 전에 없이 향상되었다는 소식들이 연거푸 전해지면서 대구지역수험생들의 총사령탑인 대구시교육청 김연철교육감과 지역대학의 대표격인 경북대 박찬석총장간에 성적우수자 진학방향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일고있다.서울대입학률 향상을 지상목표로 삼고있는 김교육감은 "지난해 대구지역수험생중 상당수 서울대입학 가능학생들이 아예 원서도 내지않았다"며 "광주지역보다 (서울대)진학률이 낮아서야 말이 되느냐"는 초강경자세다.김교육감은 평소에도 안주머니에 '대구시내 고등학교별 진학성적'과 '95학년도 전국고등학교별 서울대 진학성적'등을 꼬깃꼬깃 접어넣어 일선학교를직접 찾아 다니면서 독려하고있다.
"학업성적을 제쳐두고는 전인교육은 커녕 어떤 교육이라도 될리없다"는 신념의 김교육감은 지역인재가 제대로 클 수 있도록 서울대에 많이 진학시켜야한다고 노골적으로 강조하고있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서 서울대출신들이 주도권을 잡고있으며 세계화는 곧 경쟁의 바다인만큼 서울대 진학률이 바로 교육결과측정의 성적표라는 것이다. 그는 "서울에서 공부한 지역인재들이 결국은 나라와 함께 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김교육감은 그래서 지역의 성적상위권자들이 대거 경북대의대등으로 몰려드는것도 못마땅하다는 눈치다. 젊은이들이 기초과학분야에 투신하거나 국가고시등을 통해 국가경영 전면에 나설수 있기를 은근히 기대한다.그러나 박찬석 경북대총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지역사회의 발전은 지역대학의 발전이 있어야가능하다"며 세계의 유명대학과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곧잘 예로 든다. 박총장은 지방화시대인 지금은 더욱 지방에서 인재를 길러 지역사회에 봉사할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9월 직선총장으로 취임한뒤 지역인재를 지방대학에서 길러야한다며인재의 서울유출을 반대하는 대규모연찬회를 열기도 하는등 적극적인 인재유치를 강조한 박총장이다. 그는 최근 공방전이 일고있는 '대학 테크노파크'도인재의 서울유출을 막고 지역에 붙들어두기 위한 방편의 하나라고 강조한다.지역 일선고교에서 "지역대학이 인재를 유인하기위한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않고 인재의 서울유출만 트집잡는다"는 지적에 "지역대학에 애정과 신뢰를 갖고 먼저 맡겨보아야한다"고 맞선다. 국산품의 경쟁력이 국산품 애용에서 비롯됐다는 논리다. 최근 경북대의 변화는 모든 분야에서 전국대학에 밑지지 않는다는것이 여러분야에서 증명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박총장의 논리는 지역에서 추진중인 대구·경북출신 학생들을 위한서울학사(학사) 건립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지역대학을 무시하고는 지역발전이 있을수 없다"고 톤을 높인다.
수능시험이 앞으로 한달남짓 남았고 본격 입시시즌이 열렸다. 이제 수험생들은 사실상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할 기로에 서 있고 지역 교육감과 총장의 학생진로를 위한 물밑 경쟁이 지역사회의 커다란 관심이 되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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