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강택민 방한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한·중교류사상처음으로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우리나라를 공식방문한다.강주석의 한국방문은 수교 만 3년을 맞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국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향한 이정표가 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것은 중국국가주석의 방한이 주는 상징성에 있다.

중국원수의 방한은 길게는 수천년에 걸친 양국관계사중 처음있는 일이며,가깝게는 92년8월 한·중수교후 우리측에서는 노태우, 김영삼 두 대통령이서둘러 방중한 이후 줄곧 우리 외교의 현안이 돼 왔기 때문이었다.강주석의 방한은 중국측의 경제=한국, 정치=북한이란 한반도정책의 등식이비로소 변화의 조짐 즉 한국과의 관계가 정치분야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공식화한 것을 의미할뿐 아니라 양국관계가 형식논리상으로도 대등해지는 것을의미하고 있어 우리는 진심으로 그를 환영해 마지 않는다.

한·중관계는 수교이후 그 어떤 나라와의 쌍무관계에서보다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수교 만 3년2개월여만에 4차례에걸친 정상회담, 14차례의외무장관 회담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중국측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올 11월까지 이붕총리, 교석전인대 상무위원장, 강택민국가주석등이 차례로 방한함으로써 중국공산당 서열 1~3위까지의 고위인사가 1년사이에 한국을 찾았다는 특이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이미 중국은 우리로서는 미국, 일본 다음가는 무역파트너가 됐으며 양국간의 산업협력분야는 자동차, 고화질TV, 전전자교환기, 중형항공기의 공동생산, 판매뿐만아니라 원자력분야에까지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한·중관계의 보다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 경제분야 위주에서 탈피, 정치, 외교적 차원에서도 보다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됐으며 우리는 강주석의 방한이 그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한·중양국간에는 해결해야 할현안도 적지않다. 우선 수교 3년이 넘도록해결되지 않고 있는 중국 동북쪽의 심장부, 심양총영사관 개설문제, 안승운목사 납북사건을 통해 본 한국여행객들의 안전보장문제, 또 사회주의 중국과의 법과 제도의 차이점, 국민들의 인식차이등에서 오는 잡음도 갈수록 커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양국간의 현안중 상당부분이 북한과 연계돼 있고 또 북한에 대한 중국정부의 특수한 입장도 어느 선까진 고려한다 하더라도 양국간의 공동관심사와 한반도평화및 동북아안정등 국제정세 전반을 먼저 논의할 수 있는 대승적 자세를 중국측에 요구할 수 있는 우리외교의 성숙한 기량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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