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제9장 죽은자와 산자

"찌르긴 문제 없죠. 제가 맡을께요"짱구가 쌍침형에게 말한다.

"찌를줄 모르는 놈 있냐. 도식이가 혼자 다니진 않잖아. 걔 주위에도 스물네시간 똘만이들이 지켜. 쥐들이 나를 노리는 것처럼. 나를 두고, 아직 정신 못 차리니 혼내줘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아. 도식이가 똘만이들한테 그런 말을 했데"

"싸가지 없는 새끼들. 누가 그럽디까?"

"찡오가. 찡오야 우리 뒷배 아니니"

찡오형은 우리가 떠나온 항구 출신이다. 찡오형이 끌어 쌍침형과 우리가종성시로 올라왔다.

"그런 불곰성님은 도식이성님과 찰떡이 됐단 말입니까"

"붙었다기보다 큰성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양다리 걸쳐 놓고 있는 셈이지" 쌍침형이 담배를 피워 문다. "그건 그렇고, 구역이 없다보니 이제 도식이 똘만이들이 깔렸어. 여기 방도 내놨어. 채리 출산이 한달도 남지 않았는데, 여기도 찍혔다고 봐야지. 언제 습격 당할는지 몰라. 어제 저녁, 도식이한테 나도 막 말했어. 토낀 쥐떼들 비호하지 말라구. 술판 쓸고 법석을 떨었지. 불곰성이 말려 진정은 됐지만, 두고 보자며 도식이가 룸을 박차고 나갔어. 홀에 보디가드 둘이 망을 치고 있더군"

"성님, 제가 맡죠. 우리 애들 망치게 하고 찌르기는 내가 나설께요. 그러곤 당분간 숨겠어요. 마두 고향 아우라지는 잠복하기 그만이에요. 별천지라요"

짱구의 자신 있는 말이다. 안방 문이 열린다. 채리누나가 부른 배를 앞세우고 나온다. 기미 앉은 노란 얼굴로 쌍침형을 본다.

"제발, 이번만은 제발 좀 참아요. 태어날 아기를 봐서라도 칼부림은 참으세요. 당신이 아량만 가진다면, 도식이 그분을 봐줄 수도 있잖아요. 나이도두 살 위구. 뭘 그렇게 졸갑증을 내요"

채리누나가 쌍침형에게 말한다. 눈에 눈물이 글썽하다.

"방에 못 들어가! 남자들 하는 얘기에 왜 끼여. 해산할 때까지 당분간 친정에 내려가 있어. 당장 짐싸!"

쌍침형이 고함을 지른다. 담뱃불을 재털이에 거칠게 부벼 끈다. 채리누나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울음이 터지려는 입을 손으로 막는다. 방 안으로 들어간다. 나는 불안하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아직은 빨라. 찡오는 내 편이니 걱정 없지만, 최소한 불곰형의 묵계가있어야 돼. 그렇지 않담, 도식이를 제거하고도 우린 매장이야. 이 바닥서 아주 떠야 돼. 기회를 보자구. 몸조심하며. 넌 특히 꼬마를 조심하구. 그놈이칼을 갈고 있을거야. 애들 훈련을 잘 시켜야 해. 마두는 업소부근 경계를 맡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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