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또는 아마조나스는 여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란 뜻을 담고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정복자들이 아마존강을 거스르고 안데스산맥을 넘어 열대우림의 장엄함에 취해 아마존 깊숙이 들어왔을때 머리가 길따란 원주민들이 이들에게 대항했고 이들은이 원주민들을 여자로 착각, 아마존이라 불렀다는설도 있다. 아마존의 중심부가 브라질땅 아마조나스주이고 이 주의 수도가마나우스. 그래서인지 아마존의 심장부인 마나우스에는 여자가 10대1 꼴로남자보다 많다.마나우스에서 택시를 잡았다. 동남쪽으로 난 아마존 10번도로(AM010)를 따라 이따꾸아찌아라(itacoatiara)로 가다보면 소가 풀을 뜯는 수만평에 이르는 거대 농장, 최근 불태워 조성한 농장, 현재 불길 속에 조성중인 농장등수없는 환경파괴의 현장과 맞닥뜨린다. 2백80km에 이르는 마나우스에서 다른도시로 가는 유일한 길이 '파괴의 띠'로 연결되고 있다.
마나우스를 벗어날 때 검문소에서 차량내부를 샅샅이 살핀다. 방화를 막기위한 조치로 여겼으나 검문은 밀무역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었다.스쳐지나가는 농장마다 땔감용나무가 수북이 쌓여있고 길옆은 붉은 흙인테라로사가 여기저기 드러나 흉칙하다. 새로 건물을 세우려 터를 닦는 곳도보이고 강렬한 태양에 붉은 흙마저 말라설탕처럼 하얗게 변색된 모습에서아마조니아 열대우림의 암울한 장래를 보는 듯하다. 끝간데없이 깨어지고 있는 지구촌 환경의 현주소를 그 흙에서 찾는다해도 큰 무리는 아닐것.농장 뒤는 어김없이 20m키를 넘는 울창한 우림이 병풍처럼 빽빽히 둘러쳐져 있다. 쓸만한 땅의 나무는 모조리 자르고 태워서 농장으로 만들기 위한방패막이 같다.
건장한 말을 타고 오는 카우보이에게 오늘도 농장을 만들고 있느냐고 물으니 "비가 온 뒤라 어제보다는 적다" 는 대답이다. 길 오른쪽에서 농장을만들고 있는 네스토르씨(42)는 "30만평의 농장을 만들고 있는 중" 이라고태연스레 말한다.
나무가 폭격에 맞은듯 뿌리째 파헤쳐져 쓰러져 있는가하면 불에 타고 남아비쭉 하늘을 찌르기도 한다. 그는 "5천평 밀림을 자르고 밀어내는데 2개월이 걸렸다" 며 "30만평을 모두 농장으로 만들려면 1년내내 밀림을 쳐내야한다" 고 즐거워한다. 돈을 벌 수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우림 속으로 불도우저가 들어갈만한 통로를 내고 쓸만한 나무는 잘라 합판공장등에 팔아먹은뒤 쓸모없는 나무는 불태우고 불도우저로밀어 농장을 만든다는 설명까지 덧붙인다.
보통 우림 속은 조그만 비에도 진흙탕이 돼 어른의 무릎까지 빠지기가 십상이지만 나무가 사라진 땅은 시멘트처럼 딱딱해져 버린다. 우림이 사막으로변하는 첫 조짐인 것.
이따꾸아찌아라로 계속 달렸다. 불태워진 환경파괴의 현장도 계속 목격했다.경비행기로 하늘에서취재중일때는 쉽게보이던 방화현장이 밀림속에서는외줄기로 난 길 바로옆이라도 찾아내기가 사막에서 바늘줍기. 밀림에 가려버리기 때문이다. 아마조나스 주정부가 산림경찰을 가동, 불법방화를 단속한다지만 헬기 한대없이 밀림파괴를 막는다고 주장하니 전혀 설득력이 없다.우림파괴의 구조를 그리며 지겨운 밀림길을 달리다 갑자기 매캐한 냄새가나 갓 닦은 울퉁불퉁한 샛길로 길을 바꿨다. 이럴수가. 주도로에서는 밀림으로만 보이던 곳이 온통파괴로 얽룩져 있다.
나무를 잘라 말리고 있는 곳. 불을 태워 비쭉비쭉 솟은 나무사이에 농작물을 심어둔 곳. 불이 타고 있는 곳.
이따아데 마을에 사는 방화자 안네리모씨(30).키가 1백60cm도 되지않는전형적인 까보끌로인 그는 린도야마을의 농부 하이문두씨의 부탁을 받고 나무를 태우고 있는중이다. 3백여평의 밀림을 혼자서 베고 불태워 밭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2주일. 일이 끝나면 1백80헤아이스(15만원정도)를 벌 수있다.
15년간 화전을 해온 안네리모씨는 보통 한달에 4백~5백평규모 밭을 2개씩만들고 동네사람들도 비슷하다고 했다. 하이문두씨는 다른 곳에서 밀림을 파내 인공호수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밭을 만들어 비가 온뒤 고구마 맛인 만주오까나 옥수수 뿌뿌냐등을심으면 1년내에 수확 할수있지만 몇년 지나지 않아 생산량이 급감, 화전민들은 또다시 밀림을 불태워 밭을 개간한다.
인근에 80여세대가 모여사는 산또 안토니오 데상가오 마을도 사정은 같다. 1주일전에 넓혀진 진입도로옆 밀림은 한창 부숴지고 있는 중이다. 아마조나스주지사와 마나우스시장이 공동으로도로를 만들고 벌목자와 화전민들은 이 샛길을 이용, 밀림을 쓸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밀림용 칼을 쥐고 있는 산빠이오씨(48)는 상 제랄도 도로옆 밀림을 가리키며 "저기는 내것" 이라고 했다. 깃발을 꼽고 지난 15년간 지켜왔기 때문에밀림을 자르고 태워 밭을 일구는 권리가 자기에게 주어졌다는 주장이다. 지난달에 사냥꾼들이 자기 땅을 침범해 쫓아버렸다는 얘기도 했다.그는 그러나 관리에게교육을 받은듯 마구잡이식 밀림파괴는 하지 않겠다고 너스레도 떤다.
정부의 방조하에 불에타 없어지는 아마조니아 밀림의 파괴행진은 우리의무관심 속에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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