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이 재계쪽으로 본격적으로 비화되자 30대재벌그룹과 거래하고 있는 금융권이 또 다시 긴장하고 있다.금융권은 신한은행과 동화은행, 국민은행, 동아투자금융 등 4개를 끝으로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일단 태풍권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으나 검찰이 검은 돈을 제공한 의혹이 있는 기업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거래 기업에 미칠 파장 때문에 전전긍긍 하고 있다.금융권은 주거래 기업이 비자금 파문에 연루됐다고 하더라도 당장 여신규모 축소 등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검찰의 조사대상 그룹 및 총수들의 움직임과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현황 파악에 나서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못하고 있다.특히 노 전대통령의 사돈기업인 선경그룹과 동방유량이 비자금과 관계됐을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보그룹과 대우그룹이 비자금을 실명전환해 줬고 나머지 그룹들도 6공 당시 대규모 국책사업을 따내 재계가 한바탕비자금의 회오리에 휩쓸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비자금 파문이 점차 확산되면서 금융권중에서 가장 곤욕을 치르고 있는 곳은 제일은행.
이 은행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석관동지점과 청량리 등 4개 영업점에 각각4백억원과 1천억원의 비자금 계좌가 은닉되어 있다고 폭로해 이의 해명에 진땀을 뺀뒤 숨을 돌렸으나 주거래 관계에 있는 7개 그룹 가운데 선경과 한보,대우 등 3개 그룹이 직격탄을 맞게되자 덩달아 속을 태우고 있는 중.제일은행은 이들 3개 그룹이 노 전대통령과 사돈관계에 있거나 비자금을실명전환해 준 것으로 밝혀지면서 검찰수사의 1차 표적이 되고 있어 이번 파문으로 인해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지 않을까 걱정.
이 은행은 일단 비자금 파문과 관계없이 주거래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은다른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전처럼 계속한다는 기본방침을 세워 놓고 있으나사태가 어느방향으로 튈지 몰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한일은행은 차세대 전투기사업과 관련있는 삼성그룹과 영종도 신공항건설에 참여한 한진그룹을 주거래 기업으로 하고 있어 검찰의 수사방향 등에대해 관심을 집중.
이 은행의 주거래 그룹은 이들 2개 그룹 이외에 대림, 한화, 한일, 고려합섬, 효성, 코오롱 등 모두 8개로 시중 은행중 최다.
상업은행도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운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동방유량과6공당시 김포공유수면 매립사업권을 따낸 동아건설과 주거래를 맺고 있어 편치 않은 분위기.
상업은행 관계자는 "동방유량의 경우 콩 등을 수입할 때 대출을 일으키고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언급.
상업은행의 주거래 재벌그룹은동아건설 이외에 두산과 롯데, 삼미, 삼양사, 벽산, 진로 등 7개.
한편 조흥은행은 쌍용과 금호, 해태, 극동건설 그룹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있고 서울은행은 동국제강과 동부그룹 등 2개, 외환은행은 현대와 한라그룹등 2 개.
○…한보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앞으로도 한보철강에 대한 시설자금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하면서 이 회사의 경영이 악화될 것이라는 철강업계의 견해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눈치가 역력.제일은행 관계자는 3일 "포스코경영연구소가 작성해 언론에 보도된 한보철강의 진로에 관한 보고서는 한마디로 경쟁업체에 대한 라이벌의식이 작용한것"이라고 논평.
포스코경영연구소는 한보철강의 아산만 철강단지 조성이 끝나는 97년 매출규모가 지난해의 약 5배인 2조1천2백억원에 이를 것이나 총투자비 4조3천억원 가운데 약3조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할 예정이어서 이자부담이 작년의 3백94억원에서 97년에는 3천억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
제일은행은 한보철강에 대한 차입금 가운데는 연리 6%대의 외화자금 대출도 포함돼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시중금리 수준인 12~13%로 일괄계산해 금융비용이 과다계상됐다고 지적.
○…투금사에서는 한보그룹에 대해 8백억원 정도의 여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은 형태여서 한보그룹이최악의 상황을 맞더라도 채권 확보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무담보 신용대출에 관해서 금융권에서는 가장 분석력이 높다고 자부하고있는 투금사들은 한보그룹에 대해 일찌감치 무담보 신용대출을 하지 않았기때문에 한보그룹으로 인해 별다른 악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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