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둑산책-변화하는 한국기원(3)

현재도 한국기원 이사회에는 프로기사 두 사람이 상임이사로 포함되어 있어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조남철 9단은 명예이사장의 자격으로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러나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역시 사무국을 직접 관장하는 일이라고 프로기사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실무이사 제도의 쓰라린 실패를 거울삼아 84년부터 다시 10여년간 바둑계사람이 아닌 외부인사에게 우리집 살림을 맡겨놓고 본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은 그것대로 아무래도 뭔가 석연치 않고, 어쩐지 미흡하다는 느낌을갖게 되었다는 얘기다.그래서 이번에 새로 대두되고 있는 안(안)이 '전무이사'제도이다.기사회장과는 별개로 프로기사 가운데 한사람을 대표로 선임해, 실제로 대기업 전무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면서 한국기원 행정의 전권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실무이사 제도와 사무국장제도의 발전적 통합이라고 할수 있다.전무이사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현재현 이사장과 기사 대표가 의견조정을 하고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무이사제가 확정되더라도 중대 사안에 대한 최종결재권이 이사장에게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더라도 한국기원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프로기사들의 전무이사제 추진을 보는 바둑계의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현실 경험이 적은 프로기사가 과연 얼마나, 시쳇말로 '경영 마인드'를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는냐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한국기원 사무국을지켜 보아오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던 온 사람들은 기원업무의 능률과 추진력등에서 면모를 일신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고 있다.그러나 바둑계의 인사들은 전무이사제를 확정해 전무이사를선출하기 전에 다음의 몇가지 문제점을 사전 조율할 것을 권하고 있다.첫째는 기사회장과 전무이사의역할분담을 명확히 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기사회장이나 전무이사나 모두 기사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면에서 역할이 중복되고 의견이 대립될 소지가 있다.

둘째는 전무이사와 한국기원 사무국 직원과의 관계 정립이다. 원칙을 말하자면, 프로기사와 한국기원 사무국 직원은 대등한 관계이다. 그래야 한다.그러나 과거에도 그렇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프로기사가 사무국의최고 책임자가 되는 경우에도 그런관계가 유지될지, 더 나아질지에 대해서는의문의 여지가 있다. 직원들의 사기저하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할것이라는 얘기다. 유능한 직원을 후대하는 것이 새로 취임하게 될 전무이사의 의욕적 업무추진에 결정적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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