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사면초가라는 말이 있다. 한나라의 유방과 초의 항우가 천하의 패권을놓고 해하성에서 마지막 결전을 할때였다. 궁지에 몰린 항우를 겹겹이 둘러싼 한군은 초나라 사람들을 데려다가 사방에 매복시켜 놓고 항우의 고향 노래를 부르게 했다. 이쪽에서도 구슬픈 고향노래요 저쪽에서도 또한 그러하니역발산의 항우라지만 '초나라가 망했다'고 절망, 자결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우리들의 심경이 꼭 사면초가의 느낌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9월말 현재의 부도업체가 1만2백3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나 늘어난 가운데일부 업종을 제외한 중소기업 경기가 바닥세라고 비명이지만 정치권은 이에아랑곳 없이 비자금 정국에 휩싸여 제 정신이 아니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말이 있듯이 지난 대선때 그렇게 흥청댔으니 무언가 있긴 있을법도 한데 "직접 받은바 없다" 아니면 묵묵부답이니 울화통이 터질 노릇이다.물론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나는 깨끗한데 저 사람은 썩었다"고 서로물고 물리는 낌새가 신통치가 않은 것이다. 재계 또한 서로 찢고 까발리기에는 대동소이한 형편이니부패의 고리를 청산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느낌이다.▲우리 사회에는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똑똑한 재사는 많지만 국민 모두를 설득시킬 대덕은 없는게 아닌지. "그래, 모두가 내(우리)탓입니다. 앞으로는 정말 잘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