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보유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지난 89년 노씨의 스위스 방문시 그를 수행했던 전청와대경리과장 이태진씨의 행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청와대 경리과장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되는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당시 이씨의 행적은 더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노씨의 스위스행은 일정 자체부터 이해할 수없는 구석이 적지 않았다. 노씨는 독일.헝가리.프랑스.영국등 유럽 4개국에 대한 16박17일의 순방일정 가운데 비공식 방문국인 스위스에서 별 하는일도 없이 3박4일간이라는 긴 시간을 소요했다.
노씨는 스위스 방문동안 특별히 큰 일정도 잡지 않았으며 스위스 방문후곧바로 미국 시애틀로 향했다. 이 시애틀행은 오늘날까지 스위스 은행계좌와관련해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단서가 됐다.
이에 따라 노씨가 스위스에 체류하면서 딸 소영씨에게 전달했을 돈을 스위스 은행에서 인출했을 것이란 가설이 제기될 경우 과연 이 돈을 운반하는 심부름을 누가 했을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은 자연히 이씨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는 것.
실지로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은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이씨의 역할을언급하면서 "청와대의 은행 입출금 심부름을 도맡아 한 사람"이라고 밝힌바있다. 물론 당시 노씨의 스위스행에는 당연 수행원으로 이전실장도 동행했다.
이같은 정황을 고려할 때 일부 관계자들은 이씨의 4일간의 '행각'이 갈수록 궁금증만 더해가는 노씨 스위스 은행 비자금의 실체를 캐는 열쇠를 쥐고있는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가 이처럼 주목을 받고있는 것은 이전실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고,이 때문에 노씨의 부정축재 관리의 핵심인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경남 마산 출신인 이씨는 마산상고를 졸업한 뒤 67년 갑종 2백14기로 임관돼 줄곧 경리장교로 근무했다.
이전실장과의 첫 인연은 지난 84~85년 이전실장이 정보사령관 시절 그 밑에서 경리실장으로 2년간 근무하며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이씨는 88년 노씨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이현우씨가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임명되자 중령으로 예편한 뒤 경호실로 따라갔다. 이때부터 약 5년간6공 비자금실무관리를 맡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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