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신인 몸값 부르는 게 값

내년시즌 프로야구판에 선보일 신인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있다.외국 프로팀이 조성민(고려대)이나 임선동(연세대) 등 국내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과정에서 제시한10억~12억원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예년과 비교할때일부 국내프로야구단의 신인 몸값 부풀리기 경쟁은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1일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국가대표 출신의 투수 이정길(연세대4년)은계약금 3억8천만원,연봉 2천만원 등 4억원을 받아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이는 1주일전인 지난 1일 OB 베어스에입단한 투수 박명환(충암고3년)이받은 종전 신인 최고 몸값 3억2천만원(계약금 3억원,연봉 2천만원)에 비해파격에 가까운 8천만원이 더 많은 액수다.

계약금만을 기준으로 할때 이정길은 지난해 최고액에 입단한 대졸 국가대표 출신의 심재학(LG 트윈스)과 김재걸(삼성 라이온즈)의 2억1천만원보다 1억7천만원을 더 받았다.

지난 93년 최고액에 입단한 이상훈(LG)의 1억8천8백만원이나 92년 가장 많은 계약금을 받은 정민태(현대)의 1억6천만원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뛰었다.아마야구단인 현대 피닉스와 미국·일본 프로팀의 선수스카우트 공세,좋은선수를 확보하려는 구단끼리의 자존심 경쟁 등이 맞물려 신인들의 계약금은'부르는 게 값'으로 통하고 있다.

마땅한 재목만 있다면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나 삼성 등도 LG나 OB에 못지않게거액을 투자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에서도 계약금 10억원대 선수의 출현이 멀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중 5백만명을 돌파한 프로야구의 인기에 비해 선수들이 그동안 제 대접을 받지못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력있는 신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일부 구단에 의해 촉발된 신인 몸값 올리기 경쟁을 놓고 부정적인견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정길의 경우 국가대표라고는 하나 외국 프로팀의 손길이 뻗친 임선동이나 조성민에 비해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올해 성적이 신통치않았다는 점을 들어 ' 4억원이 웬말이냐'고 의아하게 여기는 시각이 많다.일부 구단들이 실력이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선수를 무리하게 스카우트하는 과정에서 몸값만 잔뜩 올려놓는 바람에 프로에 입문하려는 선수들의 기대치를 턱없이부풀려 다른 구단들이 신인 계약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명'소리도 들린다.

계약협상 테이블에서 대졸,고졸 선수를 가리지않고 계약금 1억원의 요구는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고 있으며 약간 이름이 알려진 선수의 경우 2억~4억원을 부르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이다.

삼성의 선수 스카우트를 맡고 있는 이문한대리는 "일부 구단의 최근 계약내용을 지켜본 신인선수들이 계약금을 과도하게 요구해 예년에 비해 스카우트협상에 큰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재력이 약한 구단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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