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3년 9월1일 소련에 의해 격추됐던 KAL 007기는 당시 분명한 미국의첩보행위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필립 보브코프 전 KGB제1부의장(70)이 3일 거듭 주장했다.보브코프 전 KGB부의장은 당시 KAL사건에 관한 상황을 설명한 내용을 서면으로 본지에 전하고 "KAL 피격 당시 나는 KGB부의장으로 제5총국 책임자로있었다"며 "그 사건은 결코 KAL기의 우연한 실수로 인해 발생한 비극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시 소련 최고위급 간부로는 최초로 KAL사건 전모에 대해 언급, 직접 본지에 밝힌 그는 내용 설명에서 "사건 발생 전날인 8월31일밤 당시 미 앵커리지발 서울행 KAL기는 문제의 007기뿐아니라 6분 간격을 두고 앵커리지를 이륙한 LA에서 온 서울행 KAL015기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KAL015기는 007기와는 달리 제대로 국제항로인 R-20을 따라 비행했으며, 이때 주위에는 KAL기와유사한 형태의 보잉기로 신형무선연락체제를 갖춘 미 정찰기 RC-135도 015기와 함께 국제항공로를 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KAL007기는 국제항로를 이탈해 소련지하 주요군사기지가있는 캄차카 반도내로 진입함과 동시 우주에선 같은 위치에서 미 인공위성페레트-D가 소련방공체계의 전자 레이더 반응을 조사하는 행위를 했다"며, "이는 미정찰의 목표가 바로 소련군사기지의 전파탐지기(레이더망) 작용을 불러일으키는데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KAL 007기는 소련 전파 탐지기망의 촉매제 역할을 위한 미측의 첩보이용에 희생된 셈"이라고 주장하고, "KAL007, KAL015, 미RC-135 정찰기등 전부3대의 보잉비행기가 비슷한 시간에 비행중, KAL 007기만이 국제항로를 벗어나 2번이나 캄차카및 사할린의 소련지하군사기지가 위치한 곳으로진입한점, 또 그때마다 비행궤도를 맞춘 미 인공위성이 나타난점, KAL007장병리기장이 상식밖으로 지상으로부터의 음향측정이나 자기전파탐지기를 맞추어 놓지 않은점등 여러 사실로 미루어 이는 KAL007기가 정찰임무에 관련돼 있다는 것을 실증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그는 "KAL007기가 앵커리지 공항에서 이유없이 40분간이나 서울로 가는 이륙시간을 늦추었다"고 전하고 "이는 단지 미 인공위성의 비행궤도 시간대와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주장, "실제로 미위성의 비행궤도가 3번이나KAL 비행지구를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구체적으로 그는 "미위성의첫번째 비행은 KAL이 캄차카 반도에 채 닿기전이었고, 두번째는 소련영공에진입해 캄차카와 오호츠크해 상공을 날고 있을때였으며, 세번째는 사할린상공을 날고 있을 때였다"며 "KAL이 소련영공통과시 소련레이더가 갑자기 활성화되고 있는것이 미위성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KAL기의 블랙박스부분에 언급, "조종사의 대화녹음이 담겨진 테이프 자료는 미국에서 갖고있고, 소련은 자동검사자료만 들어있는 기계장치부분을 소유하고 있어 지난92년 보리스 옐친 러 대통령의 방한시 가져갔던블랙박스는 불충분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송광호특파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