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고노 요헤이(하야양평) 일본외상의 방한을 거부한 것은 잘한조치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에토 다카미(강등륭미) 총무청장관이 저지른 망언에 대한 사과겸 한일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고노외상을 11·12일 이틀간 우리나라에 파견할 계획이었다. 그러면서 일본정부는 에토를 각료직에서해임할 것을 원하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묵살하고 망언에 대한 문책을 '엄중주의'라는 선에서 적당히 얼버무리고 있다.우리정부는 기회있을때 마다 그리고 주기적이라할 만치 자주 저질러지는일본각료및 정치가들의 망언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의지를 이번 고노외상의 사과성방한을 거부함으로써 밖으로 드러낸 셈이다. 그동안 일본의 각료들은 한일합방은 합법이라는 논리와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는 한국에 유익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무슨 릴레이 경주를 하듯 저질러 왔다.한일합방이 강제에 의한 것이어서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것은 학자들에 의해 이미 증명됐으며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는 한국근대화에 일조를 했다는 주장도 사리에 맞지 않는 아전인수식 해석일뿐이다. 왜냐하면 일본이 식민지배를 하지 않았어도 한국은 자발적으로 발전성장했을 것이며, 일본이 투자한 한반도내의 사회간접자본은 그들의 이익을위해 한것일뿐 한국을 위해 한것은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다.특히 에토장관이 내뱉은 "창씨개명은 일본정부의 강제성에 의해 자행되지않았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실로 경악을 금치못할 지경이다. 이런 몰염치하고 몰지각한 일본의 지도자들과 한일선린관계를 논하고 동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설계한다는 자체가 엉터리없는 짓일지 모른다.
최근 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은 에토장관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만약 저팬주였다면…'이란 사설을 통해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패전후 일본에 진주한 미군이 만약조약을 강요해 일본을 합병, 저팬주로 삼았다고 가정해 보자. 점령시대에도 미국은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각종 개혁을 행하고 기술원조를 해왔다. 만약 합병했다면 미국은 영어로 되어있는 교과서를 통해 미국역사를 가르치고 성조기에충성을 맹세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나카(전중)와 스즈키(영목)가 스미스나 존슨으로 개명되고 독립운동에는 피의 탄압이 가해졌을 것이다. 그럴때도 당신은 미국이 좋은 일도 해주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일본내의 언론의 시각들도 한결같이 일본의 지도자들이 자성하지 않으면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번 무라야마총리의 망언파동으로 한일정상 뉴욕회담이 무산됐고 한일의원연맹총회도 무기연기되는등 한일간에는 난기류가형성되어 있다. 우리의 자존심을상하게 하는 망언은 더이상 용납하지 못한다.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하는 마음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한일관계의 엉킨매듭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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