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조랑 말 타고 한양 천리 길을 가는데 보름씩이나 걸렸지만 요즘의 고속도로는 서너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렇지만 말에서 낙상 했을때는 백비탕정도끓여먹고 땀이나 푹 내면 거뜬해지지만 고속도로상의 사고는 사망아니면 중상이 보통이다. 고속의 자동차로여행 길을 단축시키는 대신 우리는 귀중한생명을 담보로 내놓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한가지를 얻으면 다른 한가지를 손해보게끔 귀결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도 같다. 맛없는 통일벼가 일반벼보다 생산량이 많다든지, 미인에다 두뇌까지 총명한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 것도 같은 이치다. ▲이에비해 인간 세상사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다. 우리에게 널리 통용되고 있는 부귀영화란 말도 그 일례가아닐까. 이 말은 높은 벼슬을 한 존귀한신분에는 재물(부)은 그냥 따르기마련이란 생각에서 우리 모두 크게 벗어나지 못했음을 뜻하는게 아닌가 싶다. ▲남을 다스리고 생살여탈의 큰 권한을 쥐고 있는 사람이 쩨쩨하게 규정된 국록만을 받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불성설, 자연스레 갖다주고 당당하게받아먹는 관행속에서 살아오기를 수백년동안 우리는 벼슬해서 영화를 얻으려는 부귀의 추종자들이었던 셈이다. ▲미국 트루먼대통령이 퇴임후 가난에 찌들리는 것을 보다못해 58년도에 의회가 전직대통령 예우법을 제정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부와 귀(벼슬)는 일체가 아닌 것이다. 요즘의 노씨비리도 결국은 부귀를 동일시하는 우리 풍토가 길러낸 병리가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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