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대선에서 리아미네 제루알 현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테러등 그동안의 정국혼란에도 불구하고 알제리인들은 어떻든 '평화'를 원한다는 강력한메시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이번 선거는 알제리 정치 사상 처음 복수후보가 나왔고 회교구국전선(FIS)등 주요 야당세력들이 선거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선거결과는 알제리인 다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또 지난 91년12월 실시된 총선이 야당의 우세로 나타나자 군부가 쿠데타를일으켜 군정을 편 이후 첫 민주적 선거로 간주돼 알제리 정국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표면적으로는 현 알제리정부가정치적 승리를 이끈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알제리인들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너무 제한돼 있었다는 문제점을 이용한 승리로 해석될 뿐이다.
제루알에 견줄만한 주요 야당인사들이 선거에 불참한 탓으로 들러리 후보가 나와 현대통령의 승리가 선거전부터 기정사실화 돼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아닌 이슬람 온건세력과 베르베르족의 권익을 대표하는 이번 야당 후보의 지지층은 너무 소수에 불과했던 것이다.그러나 이번 선거의 참여율이 75%에 다달았다는 점은 현정부가 정통성 확보를 주장할 수 있을 만한 점이다.
그동안 제루알은 군부실력자들로 구성된 국가평의회에서 선출한 과도정부의 수반이었을 뿐이었다.
따라서 제루알 대통령은 이번 선거결과를 등에 업고 야당세력들과의 대화에 나서는등 정국주도권을 쥘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
알제리 국민들이 테러등이나 정국 불참을 통해 알제리를 개혁하려 하는 강경 야당들이나 반체제 그룹에 대해 현실적 온건노선을 수용하도록 하는 실마리를 준 것으로 분석되는 것이다.
즉 알제리 군사정권에반대하는 무장세력들에 의해 알제리인 3만~5만명이희생된 것에 대해 알제리인들은 이러한 방법을 원치 않고 평화적으로 점진적인 민주주의의 실현을 원한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테러투쟁을 일삼아 온 회교무장그룹(GIA)과 대정부 강경정책을 채택해 온 이슬람원리주의의 주요 야당들은 현정부와 쉽게 대화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이번 선거 자체가 각본에 의한 요식행위여서 아예 인정치 않는다는입장인 것이다.
제루알 대통령은 이번 대선승리를 앞세워 참으로 어려운 알제리 정국의 안정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 이제 시험대에 올라 있다.
〈파리·이동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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