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원조씨 수사 기대 크다

'비자금의 원조'라는 이원조씨가 곧 검찰에 소환될 것 같다. 5·6공 두 정권에서 비자금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현정권창출과정에서도 정치자금마련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씨는 비리와 관련된 갖가지 의혹을 받아왔지만 그동안 법망을 잘 피해왔다. 이같은 이씨의 무사함은 그에 대한 의혹이 정치권과 관련된 것이어서 검찰이 수사를 기피한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이씨는 6공초 석유개발기금유용의혹과 대한선주인수과정에서의 직권남용여부에 관해 조사받은 적이 있고, 또 현정권초에 동화은행비자금과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았었다. 이처럼 정권이 바뀌면서 이씨에 대한 두차례의 조사가 있었지만 모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특히 현정권에서도 이씨에 대해 검찰이 비리의 확증을 잡고도 수사를 중지했을 정도로 5공이래 그는 '정권의뇌관'같은 존재로 터지면 큰일나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이같은 이씨를 노태우씨 비자금 수사팀이 소환하기로 한 것은 기대가 크다. 노씨 비자금비리가 터지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이씨였다.노씨 비자금 조성에 이씨가 핵심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가 수사선상에 올라있지않다며 그에 대한 수사를 과거처럼 꺼리는 모습을 보여 여론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오불관언이었다.

검찰이 노씨를 수감한뒤 성역과도 같던 이씨를 소환키로한 것은 수사강도를 한단계 더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노씨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가영장에 기록된 이씨의 비리를 언론에 흘렸기때문에 할 수 없이 소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든간에 검찰이 이씨를 소환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소환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조사도 철저하리라고 믿는다.

사실 노씨 비자금관련 수사에서 이씨의 소환은노씨 구속에 버금가는 큰고비라고 생각한다. 이씨가 노씨비자금과 관련한 많은 사실을 알고 있음은물론이고 5공이래 정치자금의 흐름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보면 그에 대한 조사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가능한한 빨리 불러서 그가 지금까지 숨기고 있는 사실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

노씨 비자금의 사용처가 노씨의 비협조로 결정적인 단서를 잡지못해 비자금비리의 핵심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국민들의 분노가 좀처럼 숙지지않고 있다. 이씨를 잘 조사하면 노씨가 입을 열지 않더라도 노씨가 비자금을 뿌린핵심적인 곳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미리 수사의 범위를 정해놓고 이씨를조사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어느 누가 연루되더라도 이씨의 비리는 모두 캐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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