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영민이네는 여름방학때 태국에 갔다왔대" "그래? 영민이는 좋았겠구나" "근데 아빠, 할아버지는 왜 형인 아빠를 의과대학에 안보내고 동생인 삼촌을 보낸거야?"느닷없는 막내녀석의 질문에 가슴이 찌르르해지면서 뭐라고 답해야할지 곤혹스러웠다. 아마도 막내의 눈엔작은집이 우리보다 잘 사는 이유가 삼촌이의사라는데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지난여름, 자기가족들만 해외여행을 가게돼 미안하다는 동생의 출국인사를받고 우리부부는 당분간 막내에겐 비밀로 하자고약속했다. 동갑인 사촌이제부모를 따라 해외여행간다는 사실을 알면 혹시나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 염려해서였다.
하지만 그후 몇번의 집안행사를 통해 자연스레 여행이야기가 나왔고, 막내의 귀에도 흘러들어갔던 모양이었다.
한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들이다같이 잘 살면 더할나위없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못해 각자능력에 따라 빈부차이가 나기마련이다. 그러나 부모의경제력차이때문에 사촌들끼리 행여 위화감이나 갈등이 생기지않을까 걱정이되기도한다. 가뜩이나 핵가족화로 제부모, 제자식밖에 모르는 풍조가 일고있는 터에 말이다.
10남매를 낳아 기르신 나의 어머님께선 종종 당신의 4명 며느리들에게 "너희 넷이 낳은 자식들의 합이 나혼자 낳은것보다 적다"며 웃곤하셨다. 부모의 형제수보다 결코 많지않은 오늘의 사촌형제,남매들이 오순도순 정을 주며 사는 모습이 오죽 보기좋을까. 깊어가는 가을밤, 보던 책을 덮고 곤히 잠든 막내의 부쩍 자란 모습을 보며 사촌간의 정을 생각해보았다.(대구시 동구 신암5동 134의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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