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APEC회의 성과

김영삼대통령의 이번 오사카 APEC 정상회의에서 창설 주도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내무역-투자와 경제협력을 위한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APEC에 대한 우리의 기여방안을 밝힘으로써 지역내 경제협력기구로서 APEC의위상 정립에 긍정적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김대통령은 우선 기조연설에서APEC이 추구할 목표와 방향에 관해 언급하고 △회원국간의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공동의 번영을 모색할 것 △경제협력의 활성화에 큰 관심을 기울여 물적, 인적 자원과 정보-기술의 교류를 촉진할 것△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는 모든 나라가 스스로 약속한 것을 자발적으로실천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등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회원국간 다양성의 문제는 경제발전 수준과 역사성, 문화적 배경이 상이한APEC회원국이 국가간의 다양성을인정받지 못할 경우에는 회원 상호간의 협력 강화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예측돼 왔으나, 이 문제를 공식 의제로 거론한 것은 김대통령이 처음이었다.

김대통령은 또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한편으로 단기적이고 다각적인 경제협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거시적으로 더 큰 결속을다져나갈 것을 제안하고,회원국간 협력이 필요한 대표적 사례로 아태초고속정보망사업(APII), APEC교육재단설립, 환경보호를 위한 협력방안 모색등을 제시하고 "한국은 APEC교육재단 사무국을 유치하는등 적극동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김대통령은 이와함께 무역및 투자 자유화 과정에서 각국의 자발성을 강조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충분히 자유화가 진전되고 경쟁력이 있는 부문에 대해선진국의 입장을 수용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농업등 아시아 개도국의관심분야에서는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등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간자적위치에서 두 그룹간의 입장차이를 해소하는 역할도자임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김대통령의 제안은 참석한 대다수 정상들이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으며, 자발성의 원칙은 21세기를 겨냥한 APEC의 활동과 무역-투자 자유화의 추진방향으로 정착됐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농업분야의 대외개방일정에 어느정도 융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실제로 정상회의에 앞서 미국을 비롯한 호주, 캐나다 등 농산물 수출국들은 농업부문에 대한 과감한 자유화를 주장하고 나섰으며, 다수국가가 이에호응함으로써 우리로서는 매우 어려운 여건이었다.

우리는 일본 중국등과공조체제를 형성하고 끈질긴 다각교섭을 벌인 결과농업등 각국의 어려운 여건을 배려할 수 있는 '신축성'(8항)조항을 탄생시킬수 있었으며, 최종적으로 정상회의 추인과정에서 쐐기를 박은 것은 김대통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의가 채택한 '행동지침'은 시애틀 회의에서 기본방향이 결정되고, 보고르 회의에서 목표연도가 제시된 무역투자자유화 계획을 보다 실무적인 분야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문안작성 과정에서도 무역투자자유화의 범위를 '모든 무역투자장벽을 포함하는 포괄적 자유화'로 원칙을 정한 후에 '각국의 취약분야에 대한 배려를 인정할 것이냐' 여부를 두고열띤 논의를 벌였다. 〈오사카.여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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