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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젖줄 운문댐**운문댐의 녹조 출현은 운문댐이 상수원으로서의 자격상실을 예고하고 있다는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제까지 낙동강하류 물금취수장등 오염하천이나 정체된 호수등에서 발견되던 녹조가 대구 경북지역민의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하천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운문댐은 93년 10월 담수시 오염되지 않은 1급수였는데 불과 2년만에 관리소홀과 폐수무단방류로 최하급수로 전락되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생태조사팀이 녹조를 발견한 곳은 동창천과 합류하는 댐서쪽에서4~5㎞의 운문호 상류지역으로 몇몇 낚시꾼외에는 인적이 거의 없는 외진 곳이었다.

경산시 용성면 공암리에서 지금은 폐쇄된 구국도를 따라 2㎞쯤 내려가면폭20m의 동창천과 만나는 지점이다. 이곳에서부터 시퍼런 빛깔의 녹조가 운문댐입구까지 물위에 떠다녔고 물가에도 수북이 밀려와 퍼져 있었다.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식물성플랑크톤은 셀수 없이 많지만 이번에 발견된종은 '마이크로키스티스 아에루기노사'로 밝혀졌다. 이 종은 '마이크로키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어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바다의 적조가 어패류를 몰살시키는 것처럼 이물질을 추출,쥐에 주입할경우 간에서 피가 뭉치는 울혈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인간의유해여부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초겨울철인 요즘에도 녹조가 수면에 떠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녹조는 흔히 물가에 떠다니다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철에는 포자형태로물밑에 가라앉아 잠복하고 있는게 일반적이다. 이번 녹조는 여름철에는 띠모양등으로 번성하다 수온이 크게 내려간 요즘 쇠퇴하기 직전에 알갱이로 흩어져 있는 상태로 파악됐다.

조사팀의 류승원박사(49)는 "지난 여름에 녹조가 왕성한 활동을 하며 대량번식을 했을 것"이라면서 "내년 여름에는 이곳에서 녹조현상이 광범위하게나타날 것이며, 신속하게 오염차단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녹조현상이 댐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이라도 녹조현상을 차단하지 않으면 내년이면 악취및 물색깔변화로 식수공급중단등의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수도 있다는게 조사팀의 결론이었다.

이곳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COD(화학적산소요구량)1.0ppm,질산이온0.597ppm, 인산 0.0016ppm등으로 나타나 표면적으로는 비교적 깨끗한 물인듯했다. 그러나 가변성이 많은 BOD, COD등의 측정치에 비해 녹조현상은 인등오염물질을 장기간 축적하면서 오염상태를 정확히 알려주는 생물학적 지표로알려져 가장 신뢰성있는 조사방법이다.

오염의 주원인은 동창천을 통해 경주군 산내면등에서 유입되는 폐수와 함께 최근 가뭄등으로 인한 담수율저조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운문댐유입량의70%이상을 차지하는 동창천은 경주군 산내면 1만7천여명이 마구 내다버리는생활폐수와 인근 축사 1만여마리 가축들의 오물들로 썩어들어가고 있다.산내면에서 발원하는 동창천은예전부터 청정수로 이름높았지만 상류지역이 주민들의 반대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음에 따라 각종 오염물질이 마구잡이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여름철 이곳에 대거 몰려오는 수많은 행락객, 낚시꾼들도 오염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들이 마구 내다버린 쓰레기와 오물등이 '식수전용댐'인 운문댐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있는게 현실인 셈이다.

류박사는 "동창천상류지역을 빠른 시일내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만 녹조현상의 확산을 막을수 있다"며 "대구시민이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선 수돗값인상등을 통해서라도 상류지역주민들이정수시설마련등의 방안을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93년 담수직전 댐내부와 인근 지역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각종오물을 그대로 놓아둔채 물을 모으기 시작한 것도 녹조발생의 또다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댐내부의 각종 오물로 인해 각종 유기물이 분해돼 물이 부영양상태로 됐을가능성이 높다는게 조사팀의 분석이다. 운문댐내부를 들여다보면 물가에는각종 수초로 뒤덮여있고, 댐한가운데에도 나무가 덩그러니 서있어 주변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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