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시아은행 예술품 수호자 자처

그동안 재테크수단으로 미술품구매에 열을 올려 따가운 여론의 눈총을 받았던 러시아은행들이 러시아 예술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 주목받고 있다.최근 소장 미술품을 공개한 '새로운 러시아 매세나전(전)'을 열었다. 17세기의 성상(성상)에서부터 사회주의 리얼리즘까지 망라된 작품들이 10개의 홀을 가득 메운 규모도 엄청나지만 칼 브리올로프의 작품이 최초로 공개되는등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회는 체제가 바뀌어도 항상 든든한 후원자가 존재하는 러시아 문화예술계의 저력을 보여주고있다. 제정 러시아 시대의 황실과 귀족, 소련 시절의 당과 국가가 맡았던 역할을 이제는 재계(재계)가 이어받은 것이다. 전시회의 명칭이 '매세나'라고이름붙여진 것에서도 이러한 의도가 엿보인다. 매세나는 로마제국의 에술을옹호하고 후원하던 유력가들을 가리키던 말이다.은행협회와 함께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러시아 매세나 협회가 바로 이 시대, 러시아 예술의 수호자를 자임하고 나선 단체이다. 경제계 인사들이 이모임의 주요 참여자인 것은 물론이다.

한편, 금융재벌인 알파 은행은 자신이 사모았던 미술품들을 사회에 돌려준다는 차원에서 무려 천점이나 되는 성화들을 슬라브정교회에 돌려주었다.푸시킨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회화 500년전도 역시 러시아 매세나협회의 후원하에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 혼란속에서 유망한 예술가들을 아낌없이 지원하는 러시아의 풍토에서 문화대국다운 면모를 찾아볼 수 있다.〈모스크바·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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