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대반 우려반 폴란드 바웬사의 종언

바웬사의 패배는 크바스니에프스키의 승리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그래서 세계의 언론들은 '바웬사의 패배'에 초점을 맞추었다. 왜냐하면그의 이름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투쟁, 그리고 승리의 대명사였고 이제 그런한 시대가 종말을 고하기 때문이다.따라서 바웬사 시대의 종언을 보는 세계의 시각도 기대와 우려라는 두 단어로 압축될 수 있다.

역사가인 브로니슬라프 게레멕은 "크바스니에프스키가 얻은 것보다 바웬사가 잃은 것이 더 많다"고 대선을 요약했다.

확실히 그는 자유주의의 승리에 대한 대가로 폴란드 국민에게 선사한 선물은 빈약한 것이었다. 외견상 폴란드 경제는 올해 6%의성장이 예측되지만 활동인구의 14·7%가 실업자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두배에 이르고 있다.여기다 인플레율 34%에다 즐로티화의 가치도 폭락했다.

그럼에도 그의 존재는 그다니스크 조선소의 크레인처럼 우뚝 서 있다.그의 인생은 한마디로 공산정권의 혹독한 탄압 아래 자유노조운동을 주도, 89년 공산정권을 무너뜨리는시련과 승리의 한 길이었다. 따라서 정치권 이면으로 사라질 지 모를 그에 대해 한 가닥 아쉬움이 남는 것도 체코의하벨대통령과 함께 이룩한 '동구권 자유의 승리' 때문이다.그는 지난 5년간의 집권기간동안 좌파가 장악한 의회와의 끊임없는 불협화음에 시달렸으며 국민들로부터는 권위주의적 태도와 지나친 권력욕,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정치인으로 지난 여름에는 지지도가 10% 아래로 곤두박질 치기도 했다.

이같은 집권기간 동안 오히려 정치적 기반을 상실한 그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중도파와 우파의 분열상, 그리고 크바스니에프스키에 맞설수있는 유일한 인물이란 이유로 옛 동지들에 의해 대통령 후보에 추대됐다.그러나 그는 유세기간 동안 공산주의부활의 위험성에 대해 역설했지만그 피해를 몸으로 체험하지 못한대다수 젊은 유권자들이 그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참담한 패배를 맞고 말았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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