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아마 역사상 가장 오래된 주가조작사건은 18세기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남해의 포말'사건이 아닌가 한다. 주식회사 '남해'가 남미무역 독점권을 확보한후 남양제도의 개발을 구실로 벌인 대규모 사기기업 사건인 이 '…포말'건으로 1720년 1월 당시한주당 1백21·5파운드 하던 남해주식이 7월에는 1천파운드를 돌파했지만, 8월에는 1백35파운드로 곤두박질 했었던 것. ▲요즘우리세태를 방불케할 이음모에 대장대신(재경원장관)등 여러명의 각료들이연루, 난장판이었다 한다. 당연한 결과로서 영국을 주름잡던 수천명의 상류층이 몰락, 급격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1720년이면 조선조 숙종46년때의일이다. 숙종 임금이 민비를 몰아냈다 불러들이고 장희빈에 사약을 내린 한편으로 벼슬아치들이 석고대죄하느라 온 나라가 북새통일때 저들은 자본시장을 만들어 부를 축적하고 왕창 해먹고 달아나는 부작용까지 연출했었던 것이다. ▲그동안 심심찮게 곳곳에서 주가조작이 불거지더니 대구에서도 조작사실이 적발됐다한다. 가뜩이나 개방물결 앞에 위축된 우리 자본시장이 잇따른주가조작으로 더욱 외면당할 것임은 물론이다. 게다가 노씨의 비자금사건 같은 태풍급 악재까지 겹치니 우리의 자본시장이 언제나 제 궤도에 오를는지.영국서 2백70여년전에 겪었던 주식조작이 우리 사회에서 요즘 성행하는 것을보면 경제성장은 쉬워도 '시민의식'의 올바른 형성은 지난한 일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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