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씨 구속과 비자금-야권의 정국 해법

**정치권 쇄신…야압박 다각 포석정치권 지각변동의 서곡이 울렸다. 민자당의 당명변경은 여권의 대대적인쇄신을 예고하면서 야권을 포함한 정치권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민자당의 개편을 둘러싼 여권내부의 동요가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으로전망되는데다 이는 또한 김대중 김종필총재가 주도하고있는 야권의 개편요구와 맞물리면서 정국은 한치앞도 예측할 수 없는 대변화의 소용돌이에 접어들게 됐다.

노태우씨의 비자금수사가 정치권사정으로 이어지고있다는 점도 정계개편의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하고있다. 김대통령은 노씨의 비자금에서 비롯된 정국 혼란에야권을 포함한 대폭적인 정계개편이 아니라 민자당쇄신이라는 카드를 내놓았지만 이는 결국 DJ와 JP를 겨냥한 것이다.김대통령이 제시한 민자당쇄신은 내년총선과 정치권개편등을 겨냥한 다목적 노림수라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김대통령은 야권을 포함한 정치권의 전반적인 개편을 끌어내기위한 첫 포석으로 민자당의개혁부터 시작한 것이다.민자당의 면모쇄신은 우선은 비자금파문으로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진 여권조직을 재정비하고 새인물을 수혈받아 15대총선체제를 구축, 여세를 몰아 정치권전체를 쇄신하겠다는 복안의 출발점이다. 김대통령은 당장은 당의 체제개편이 없다고 했지만 후속조치를 통해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뒤따를 것이라는전망이 우세하다. 그에 따른 당내 동요와 변화 또한 필연적이다. 정치권의변혁은 속성상 그자체적으로도 수많은 변수들을 파생시키는 동력을 지니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노씨의 비자금사건에 대한 수습과 해법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않았다. 야권이 요구하는 대선자금공개요구에 대해 여권내부의 개혁으로 비켜 대응하고있다. 야권에도 구시대정치의 단절과 청산을 동시에 요구하는 것이다. 과거정치와 구시대정치인은 직접적으로는 DJ와 JP를 지칭하는 것이다.

여권의 민자당쇄신은 6공과의 단절여부와도 직결된다. 김윤환대표는 이날"당명을 변경하는 것은 구시대의 정치병폐와 악습을 청산하고 정경유착을 단절하는계기가 될 것"이라며 "당은 정치행태를 바꾸는 정치개혁을 추진해야한다"며 과거정치와의 단절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통령의 민자당개명은 당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고있다. 우선 당의 '간판'이자 민정계를 대표하고 있는 김대표에게 당명개정방침만 밝힘으로써 당개혁을 기정사실화해두고 전반적인 개편으로 몰고가려는의도가 없지않다고 볼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명개정이 인적 교체로 이어질것이라는 관측은 당연하다. 그래서 김윤환대표의 향후 행보도 그와 같은 관점에서 관심거리다. 김대표는 지도체제개편등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있다.있을지도 모를 당내 특히 민정계의 동요를 염두에 두고있는 것 같다.김대통령은 여권내부뿐만 아니라 야권에도 상당한 변화를 요구하고있다.여권핵심이 노씨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궁극적으로 겨냥하고있는 것은 양김퇴진과 세대교체로 집약되기 때문이다.

정치권 대개편은 중대선거구제추진등 선거법개정작업과도 맞물려있으며 여권의 대선자금공개를 요구해온 야권에 어떤식으로 대처할지가 향후정국의 가닥을 점칠수있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은 여권의 이같은일련의 조치를'대선자금은폐음모'로 규정하면서 전면적인 대여공세를 준비하고있다.

대선자금문제에 관해 이해관계를 같이하면서 공조를 약속한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이 여권을 압박하고있는 상황에서 여권이 양김배제를 위한 조치를 가시화해나간다면 정국은 한치앞도내다볼수 없는 혼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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