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파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분노.허탈 등 반감이 대단합니다. 사회분위기도 많이 흐트러져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이=우연의 돌발적인 사태가 아닙니다. '정치적 삼풍백화점 사건'이라고봅니다. 우리 사회가 기초에서 부터 잘못됐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단적으로정치적 리더는 있어도 리더십은 없어 발생한 것이지요. 때문에 수습책이 난감하고 방향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것입니다.▲박=크게는 우리나라의 정치문화 후진성이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습니다.규모는 역사적이고 국민들의 경악을 일으키는 정도지만 과거에도 가능성은내재돼 있었습니다. 전혀 백지에서 갑자기 생겨난 일은 아닙니다.-노태우전대통령의 구속이후 우리 정치권은 어디로 갈 것이라고 보십니까.정치적인 측면에서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면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습니까.▲이=지금의 사태는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고같이 파고 들어가 해결할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처리도 정확하고 냉철해야 합니다. 지금같이 나는 빠지고 또는 나는 덜했다고 이전투구(이전투구)를 벌여서는 더 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이왕에 일이 이렇게 됐으니 김영삼대통령이 사명감을 갖고 상황을 직시, 과거의 잘못을 척결하는 큰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박=전화위복(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 복합적인 요소를 감안해야 합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수습해야만 살아날 길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정치의 혼란때문에 국론분열과 국력낭비를 가져와서는 안됩니다.
-김대통령은 노전대통령으로 부터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물론국민들의 불신은 더 증폭된감도 없지않고…. 지금은 오히려 함구하고 있습니다.어떻게 보십니까.
▲이=대통령이 그냥 한마디 하면 거기에 끌어맞추려고만 하다보니 아구가맞지 않고 말의 씨도 안 먹히게 되는 것입니다. 정치의 바탕은 신뢰입니다.그런점에서 김대통령이 이번에 할 일은 대국민 신뢰회복을 위해서도 자기가먼저 털어놓을 것은 털어놓아야 합니다.
▲박=대외 보도와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은 상당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용어구사도 신중해야 하고 코멘트여부도 고려해야 합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옛날 정치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발언하는 것 같습니다.같은 반응을 보이더라도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할 수 있는등 여러 선택이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3김퇴진론과 함께 양김퇴진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이=노전대통령이 잡혀들어가면서 3김씨도 한 물에 가는 필연적결과를 낳을 것으로 봅니다. 억울한 것은 과거 나라를 지킨 세력들이 기득권보수세력이라고 1노3김과 한물로 가야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히 식별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세대교체라고 해서 나이많다고 나가라는 논리는곤란합니다. 정치보복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또 보수세력이라고 나가라고해서도 안됩니다. 억지로 세대교체를 하려하면 그 사람들 다시 커지게 됩니다.
▲박=이번 파문으로 현역 정치인들 가운데 말 못하고 앓고 있는 사람들이많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을 세대교체하려면 질적기준에서 물러가게 해야 합니다.
-이번 파문수사에서 검찰권이 1백% 행사될 것으로 보십니까.▲박=역시 검찰은 사실상 행정부 수뇌의 지시하에 움직이는 조직입니다.독자적인 가치관과 기준에 의해 움직이는 기관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판사와는 달리 독자결정은 어려울 것입니다.
▲이=검찰은 이제까지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왔습니다.이번에는 검찰도 대국민 신뢰때문에 고민중인것 같습니다. 검찰이 몰리는 인상입니다.저는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검찰권 행사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그런 점에서 검찰이 새로 태어날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
-최근의 정치를 지역할거주의라고 합니다. 이를 없앨 방안이라며 이러저러한 말들이 많은데요.
▲박=지역감정이라고 하는 것은 애향심에서 나온 것입니다만 자기 지역 자기고향만을 위한다는 생각에서 배타적으로 가서는 곤란합니다. 적어도 정치는 전국을 무대로 해야합니다. 우리같이 작은 나라에서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또 나누는 것은 안될 일입니다.
▲이=대통령중심제가 지역분할에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군사정권이나문민정권이라는 현정권이나 1인권위주의는 마찬가지입니다. 고향사람들 등용은 그대로입니다. 내각제에서 능력본위로 인재를 등용하고 제도적으로 정권교체를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대통령중심제는 자금도 막대하게 소요됩니다.비자금파문도 대통령제에서 나오는 것 아닙니까.
-정경유착이니 부정부패니 왜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겁니까. 근원적인 해결책은 없읍니까.
▲이='재벌이 권력을 타락시킨다' '권력이 재벌의 돈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정경유착이라고 해도 중소기업이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우리나라를재벌공화국이라고 봅니다. 이래 가지고서는 백년하청(백년하청)입니다. 이번기회에 재벌과 권력의 연결고리를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파헤쳐야 한다고 봅니다.
▲박=재벌이 필요이상의 돈을 주는 이유는 정부의 규제를 부드럽게 하거나간섭이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또 괘씸죄를 우려해서 아니면 바로 어떤 반대급부를 노려서 등의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집권세력의 청렴정치 가치관이 필요하고 규제와 간섭을 배제하고 자율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기업이 정치로부터 압박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이=돈을 준 기업인의 행위를 저는 공범이라고 봅니다.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이라는 말처럼 공범이라는 시각에서 척결해야 합니다. 처벌은 일벌백계수준의 교훈적이어야 할지라도 근절대책을 반드시 세워야 합니다.-정치.경제.사회가 혼란하면 결국 득을 보는 세력은 누구라고 보십니까.우리국민들은 자극적이고 말단적인 데만 신경을 썼습니다. 유의할 점은 무엇이라고보십니까.
▲이=이번 사건도 일부 기득권세력이 나쁜 짓을 한 것이지 모두 다 나쁜것은 아닙니다. 옥석을 가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대교체도 옥석을 가려야하듯이 말입니다. 대북관과 국가관을 세우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대북관 국가관이 확고하지 못한 정권이 나온다면 이같은 사건 재발시 수습이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고공화국 비리공화국이라는 이미지로 국가위신이 실추됐습니다. 국민들의 대외 사기진작책같은 것이 있을 수 있습니까.
▲박=외국에도 이런 사건들은 많습니다. 우리만 이런 사건이 있다고 자괴감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아마 사건처리를 잘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면 다른한편으로는 국민적인 저력을 평가받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너무 낙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파문을 보면서 우리에게 부족한 정신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이=국민과 지도자가 모두 공동으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합니다. 즉 국민이 돈 쓰는 선거를 원했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앞으로는국민들이 정치적인 의병(의병)이돼야 합니다. 구경꾼처럼부화뇌동해서는 곤란합니다. 냉철해져야 합니다.
▲박=국민들 스스로 반성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사회적인 비리에 대해 국민들의 감시의식이 강했어도 이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의식수준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언론도 이 사건에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합니다.직설적인 반응과 감정적인 측면만 갖고 봐서는 안됩니다.-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죠.
▲이=대통령이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하고 이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지혜를 모으기 위해 각계원로들과 정치지도자들이 협의하는 기회를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박=선진국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수습에 그치지 않고 재발방지대책 수립에도 심혈을 기울입니다. 우리도 제도적 개선에 공들일 차례입니다.
-오랜시간 감사합니다. 〈정리.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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