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으로 비쳐드는 만추의 햇살이 따사로워 마루를 닦다말고 먼 들판을 본다. 시골의 전원풍경은 단풍놀이가 따로 없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철마다 형형색색으로 바뀐다. 오염되지 않은 공기, 흙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사람들…. 큰 욕심이 생길 수가 없다.이곳으로 이사온지도 1년반. 홀로되신 아버님을 모시고 서툰 농사도 거들고 밭도 매고 제사도 모신다. 장작불을 지피면서눈물을 훔치며 밥도 짓고전형적인 농가에 나역시 촌부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불혹을 넘긴 나이탓인지 조용한 이곳에 정이 들었다.
얼마전 남편은 집수리를 하겠다고 했다. 설계도면도 없이 노트 한장 찢어대충 머리를 맞대 그림을 그리고 먼지를 뒤집어써가며 밤에도 불을 켜고 삽질을 해대는 남편을 보고 "당신은 좋겠다. 자기집 짓는다고 신이나서 일을하네"하니 "야 이사람아, 이게 내집이가, 아부지집이지. 다 자네 편하라고하는거 아이가"한다.
드디어 집이 완성돼 짐을 정리하고 나니 생각보다 넓고 근사했다. 딸애는제방에 침대까지 들여놓으니 꿈만 같다며 좋아 어쩔줄을 모른다.넓어진 공간때문에 아침 청소시간이 길어졌지만 닦고 또 닦아본다. 별장같은 내집이 있고 사방이 자연수정원으로 둘러싸여있으니 행복하기만 하다.민속촌(?)에서 현대식으로 바뀌니 사람마저 달라보이게 하는 우리집에 큰 문패라도 하나 달아야겠다. '여기가 내집이오'하고….
(경주시 감포읍 팔조리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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