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18특별법 정치권 개편 방향

'5.18특별법제정'을 계기로 정가는 김영삼대통령의 여권개편방향과 폭에대해 촉각을 곤 두세우고 있다. 특히 민자당내 민정계의 대다수가 80년 신군부집권과 함께 출발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처리도 주목거리다.정가는 김대통령이 결국 신여권을 형성할지 아니면 기존의 틀을 유지한채보완형태를 취할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다만 이 문제는 아직 정치권사정및 개혁프로그램이 잇달아 남아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점쳐질 사항이 아니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당장 김대통령은 '12.12'및 '5.18'과 직접관련이 없는 5,6공인사들은 끌어안고 갈 모양이다. 그는 25일 김윤환대표위원을 따로불러 민정계의동요를의식,이같은 뜻을 전했다.

김대통령은 "일하기가 곤란하다"며 지시배경을 따진 김대표에게 "5.18특별법제정은 5,6공의 비리와 폐습을 단절하자는 것이지 역사를 단절하자는 것이아니다"면서 "김대표는 (5.18과) 관계가 없지 않으냐"고 달랬던 것이다. 그는 이어"5,6공에 참여한 인사들중 많은 사람이 우리사회 발전에 기여했고 우리정치의 중요한 기반"이라고까지 말했다.

청와대측은 강삼재총장에게 이를 직접지시한것도 전두환, 노태우전대통령과의 개인 친분때문에 김대표를 배려했다는 해명까지했다. 특히 손학규대변인은 "김대표의 신임표시까지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적인 발언을 했다.정가는 일단 김대통령이 5,6공인사들을 붙잡아두려는 생각이 강한 것같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관측은 현실적인 이유에서 찾고 있다. 우선 김대통령의 이번 충격결정이 군사독재의 잔재를 청산한다는 역사성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다분히벼랑끝에 몰린 대선정국을 돌파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실제로 김대통령은 5.18과 관련,'역사에 맡기자'에서 '공소권없음'으, 그리고 이제는 주모자처벌로 말을 바꾸어온 사실도 이를 잘 말해준다는 것이다.또 현여권의 입지가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과 정개련도 결코우군이라고는 할수 없는등 고립의 상태에 있었다. 정치는 힘이고 힘은 세력에서 비롯된다고 보면 민정계까지 선을 그을 경우 시체말로 ('아무것도 할수없는'지경에빠져들게 된다. 특히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는아직도 민정계가 필요한 존재이며 이들 뒤에 있는 보수계층도 무시할수 없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정가에서는 김대통령이 정치판재편보다는 현상유지속에 '5.18특별법제정'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나가는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것이란 추측이다.물론 이같은 상황을 장담할 수는 없다. 김대통령은 소기의 성과가 없다고판단되면 또다른 충격타를 날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당장 김대표체제유지등 민정계포용전략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대해서는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벌써 김대표가 내년 1월중순이후로 연기된전국위원회소집때 갈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별법제정및 예산안처리등 여권의 할일이 있는 점을 감안,그때까지의 효용가치때문에 그의거취가 연장되는게 아니냐는 전망도 적잖다.

이런 가운데 정가는 김대표가 자신의 진로를 어떻게 택하겠느냐에 비상한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5,6공자체가 부정당하는 판에 자신이 주공격수로 나설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대표사임이 당연한 절차라는 시각이 팽배해있다. 측근들 일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시각이다. 대구경북지역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그도 방관만은 할수 없는 형편이다. 〈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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