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 둘이 구두박스 앞을 지나간다. 그제서야 나는 쌍침형, 채리누나 소식이 궁금하다."쌍침성님 어찌됐어요?"
"넌 아직 소식이 깡통이군. 아침에 신문과 텔레비전을 황칠했는데. 넌 어제 현장에 없었어?"
벌룸코형이 구두를 닦으며 묻는다.
"현장요? 있었어요. 봤어요"
"쌍침이 죽었어. 병원에 도착되자마자 숨이 끊겼데. 채리는 무기 불법소지로 달려 들어갔구. 너들 조는 이제 박살났어"
빈대아저씨가 말한다.
"형님, 쌍침형이 왜 그렇게 깡통이었을까요. 칠줄만 알았지, 자기 당할줄은 왜 몰라"
벌룸코형이 말한다.
"운이 없었어. 조직세계가 그렇잖니. 당하는 건 순간이야. 쌍침한테 문제가 있다면, 성격이 너무 외골수야. 타협을 몰라. 제 생각이 옳다 하면 그냥돌진하는 스타일이지"
배달꾼이 소반을 들고 온다. 박스 안 도마의자에 떡만두국, 김치, 단무지,수저를 내려놓는다. 배고플테니 어서 먹으라고 빈대아저씨가 내게 말한다.나는 만두국을 퍼먹는다.
"형님, 채리는 어떻게 될까요?"
"임신중이니 집행유예 정도로 빠지겠지. 권총이야 어디 자기가 구입했겠어. 쌍침이 맡아두라니 맡았을 게구.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지. 예리야신고 안한 죄밖에 더 있어. 총질을 해도 헛방을 쐈으니 가해자도 아니구. 가해를 했다해도 정당방위가 성립되겠지"
"형님은 변호사해도 되겠습니다"
"임마, 그 정도는 상식 아냐"
"예리가 불쌍해요. 아비 없는 유복자를 어떻게 키우겠다고""그 흔한 교통사고도 있잖아. 입양시키면 되지. 상처는 세월이 약이야. 세월이 지나면 잊혀져. 그 사람 없으면 곧죽을 것 같애두 시간이 해결해줘.눈물도 언젠가는 마를 날이 있지. 눈물로 빵을 먹었다는 과거야 누구나 있잖아. 나를 보라구. 그게 삶의 이치야"
나는 왕만두국을 국물마저 마셔버린다. 눈 앞이 훤해지는 느낌이다."다 먹었니? 넌 세상이 다 아는 바보라 그럴리 없지만 경찰이 깔렸어. 여기서 빨리 떠. 안그럼 또 장애복지원에 입소하게 될 거야" 빈대 아저씨가 일어선다.
"내 차 잡아줄게. 그냥 가라면 넌 엉뚱한 데서 헤맬테니깐"빈대아저씨가 지나가는 택시를 세운다. 택시 기사에게 온주로 나가는 길목비닐하우스 밀집지대에다 내려주라고 말한다. 빈대아저씨가 내게 돈을 준다."잔돈 거슬러 받구, 비닐하우스를 뒤져. 반드시 짱구가 있을테니깐. 못찾음 다시 여기로 와"
빈대아저씨가 택시 뒷문을 열어준다. 나는 택시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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