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씨 비자금여파 공직불신 확산

**법집행 거부…탈법심화**노태우 전 대통령의 거액 비리 사건이 불거진 후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이심화되면서 공무집행중인 경찰관이 폭행당하는등 민심 이완에 따른 일부 시민들의 화풀이성 공무집행 방해가 잇따르고 있고 체납세징수도 제대로 못하는등 비리파문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일부 대민 기관은 최근 사소한 문제로 언성을 높이는 민원인들이 늘어나 공무수행에 적잖은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통 위반·노상방뇨등 일상 생활과 관련된 범법행위도 크게 늘어나 고 있다는 것.구미경찰서 공단파출소 장모순경은 지난 27일 오후 파출소인근에서 정모씨(45)가 공중전화부스유리창을 파손하는 것을 목격, 적법조치하려 했으나 "누구는 5천억도 해먹었는데 그까짓 유리창 한장 깼다고 잡아가느냐"고 항변하자 주위 상가 주민들까지 합세, 집단 반발하는 현상을 보였다는 것.대구 북부 경찰서는 지난 9일 대낮에 교통단속을 하던 경관을 매단채 1㎞나 질주, 중상을 입게한 이모씨(24·대구시 북구 관음동)를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했다.

또 같은날 대구남부경찰서는 노상에서 내연의 처를 폭행하다 파출소로 연행되자 근무중인 경찰관의 뺨을 때린 홍모씨(34)에 대해 공무집행방해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 모구청 세무과 직원은 지난 12일 두류공원에서 차량등록세를 미납한승용차를 발견, 차번호판을 떼려고 했으나 주위에 몰린 시민들의 방해로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했다.

당시 현장을 지켜본 이모씨(48)는 "승용차주인과 공무원의 실랑이를 보고있던 한시민이 '노태우는 5천억도 해먹었는데 세금 좀 안냈다고 그러느냐'며법집행을 제지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 한관계자는 최근 보름간 대구·경북도내서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사례가 20여건이나 되며 피의자 대부분이 노씨 비리에 대한 충격과 분노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고 말했다.

〈변제우·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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