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5 민속씨름 결산(하)-청구 큰씨름판 펼쳐라

28일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95씨름인의 밤'행사때 청구의 이태현이 올해의 MVP로 선출되고 김선창이 LG김경수와 함께 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얼핏보면 올 한해를 정리하는 기념식에서 샴페인을 터트릴만큼 청구씨름단의 활약이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비칠지 모른다. 그러나 구단관계자는 물론지역씨름동호인들까지 "이제 청구에 새로운 변화가 와야 할 때"라고 느끼고있다.

사실 통계로 보면 95년 한해동안 백두급 이태현과 한라급 김선창이 각각 9개와 3개의 장사타이틀을 차지, 모두 18개 장사타이틀중 청구에서 12개를 독식했다. 단체전에서도 부산대회에서 1위를 한 것을 비롯해 항상 상위권을 유지, 종합 2위·최강단 결정전 준우승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하지만 이런 성적은 청구선수들의 기본자질이 뛰었났기 때문이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과 팀워크의 결과는 아니라는 분석이 만만찮다.문제점을 가장 두드러지게 노출시킨 것은 95천하장사대회. 승승장구하던이태현이 지난 10월 원주대회에서 LG김경수에게 패한뒤 가장 중요한 천하장사대회에서도 5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씨름관계자는 "이태현의 부진이 무릎부상 때문이라지만 운동선수치고 웬만한 부상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느냐"며 "천하장사때 경기모습을 보면 이태현이힘에서도 밀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씨름계 일각에서는 민속씨름 선수들의 체격이 120~160kg까지 거구화 하고 있는 추세에 비춰볼때 보통체격을 가진 김학웅감독과 신명수코치가'지도'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큰체구의 선수들과 작은 체구선수들의 기술과 훈련방법은 전혀 다르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반면 LG김경수는 인제대 재학시절 이만기로부터 큰씨름을 배운데다 지금은'씨름판의 신사' 이준희감독의 지도로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또 내년에 LG에 입단할 김영현(2m17Cm,160kg)은 이봉걸을 강사로 초빙, '장신씨름'을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청구의 훈련방법 혁신 필요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한편 청구소속 선수들의 나태해진 분위기도 혁신돼야 할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천재씨름꾼'으로 불리던 백승일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가장 큰 원인은 본인에게 있지만 코칭스태프의 리더십 부족도 한 이유라는것.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창단 3년째를 맞은 청구가 코칭스태프 교체 및 일부선수방출 등 획기적 조치를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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