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밤 남는 전기로써 종일 집을 덥히거나 시원하게 냉방하자는 것이 '심야전력 싼값 공급제도'이다. 이 제도가 실시된지 지난달로 만10년이 됐다.국가에 득되고 환경에 이로우며 개인에게도 좋다는 것이 그 취지. 그러나 10년이 지나도록 아직 제대로 인식이 넓혀지지 않고 있다.이 제도는 밤낮의 전력 소비량에 차이가 많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한전측이 계산하고 있는 그 평균적 차이는 시간당 4백만㎾. 이것은 엄청난 돈을들여 만든 시설이 밤에는 쓸모없이 놀려지게 됨을 의미한다. 밤낮 차이 4백만㎾면 피크 타임수요 총전력의 1/4에 상당하는 것. 영광원자력발전소 한개가 온힘을 다해 생산해야 하는 규모이다.
그러나 만약 남는 밤 전기를 낮시간에 돌려 쓸 수 있다면 낮시간에 공급해야 하는 전력량을 줄여도 될 터이다. 더불어 전기 생산설비 투자 절감효과도갖고올 것이다.
낮시간에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밤시간 전기로 충당할 수 있을까? 전기는저장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여기서 나오는 처방이 전기로써 더운열(열)이나 차운열을 만들어 뒀다가쓰는 방법이다. 더운열이 필요한 겨울에는 심야 전기로 물을 끓여 놨다가 방을 덥히는 등의 용도에 쓰면 될 것이다. 여름이어서 차가운 바람이 필요하다면, 얼음을 얼려 놓은 뒤 낮시간까지 시원한 바람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1985년11월부터 밤시간 전기를 싼값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렇잖다면 아무리 밤전기가 남는다한들 구태여 이를 이용하려 들 사람이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10년전 처음 시작할 때는 심야전기 요금이 낮시간 요금의 절반 정도로 책정됐었다. 그 뒤로 계속 낮춰져 지금은 가정용 전기의 25~30%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런데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용은 여전히 저조하다. 대구지역 44만여전기사용 가구(수용가) 중 심야전기를 쓰는 경우는 5천1백90호 정도. 약1.2%에 그치고있는 것이다. 일반전기보다는 값이 싸고 경쟁 상대인 기름이나가스에 비해서도 싸지만, 인식이 부족하고, 먼저 목돈이 들어가는 기계값이비싼 때문일 터이다.
대구 황금동 '금성에너지' 심야전력 기기 책임자인 진영일씨는 "그러나 다른 이점이 많다는 사실이 점차 알려져 온풍기나 온수기를 중심으로 이제 수요가 늘기시작했다"고 말했다. 기계값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반면 반영구적이고 사용료가 싸 누적계산하면 오히려 득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전기 온풍기는 침대 생활자가 많아진 뒤 보일러 대신 인기 있는 품목. 7평정도 기준으로 시설비가 80여만원 필요하나, 심야전기를 이용할 경우 전기료가 월2만6천원 정도면 된다고 했다. 기름을 쓸 때보다 사용료 부담이 절반정도.
보일러 대신 온풍기를 쓸 경우 더운 물이 나오도록 따로 온수기를 쓰는 것은 필수적일 터이다. 이온수기는 7명용 기준으로 설치비 50여만원에 월 전기료는 1만9천원.
일반 온돌 생활자라면 보일러를 넣어야 할 것이다. 25평 기준 전기보일러설치비는 2백만원 상당. 기름-가스보일러 60만원대에 비하면 크게 비싼 편이다. 그러나 수명이 반영구적이고, 환경에도 이롭다. 전기요금은 7만6천원정도 된다고 한전측은 말했다.
심야 전기를 쓰려면 전기선을 따로 깔아야 하고, 요금 계산도 따로 해야하기 때문에 꼭 한전측에 연락을 해야 한다. 그러면 한전에서는 새 전기선과필요한 부대장치를 무료로 해준다. 집안 배선 때도 상당액수를 지원해 준다.〈박종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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