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씨 수감이후 향후 정국흐름

정국이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는 극심한 혼미상태를 보이고 있다. 노태우전대통령비자금사건이후 숨가쁘게 전개되어오던 정국의 대파란이 전두환전대통령의 구속을 계기로 절정을 이루고 있다.'역사청산'이라는 명분하에 두전직대통령의 구속이라는 헌정사상초유의 대결단을 감행했던 김영삼대통령의 공격적인 정면돌파가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진단되면서 정치권의 혼돈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김대통령의 후속카드에는 지역구도타파및 김대중국민회의총재와김종필자민련총재를 돌파하는 내용까지 포함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정국의 소용돌이는더욱 심화될 듯하다는 관측이다. 김대통령으로서는현재 총선패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이같은 정면승부수는 예정된 수순으로 정가는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5일로 예정된 검찰의 노태우전대통령검찰수사발표를 계기로 정치권의대대적인 사정회오리도 점쳐지고 있어 당장 정치권전체에 일대격동은 피할수없게됐다. 정치적사정이김대중총재와 야당중진들에게까지 여파가 미칠경우정국은 극도의 혼란을 불러올 소지마저 있다는 진단이다.

이번 김대통령의 궁극적목표가김대중씨와 김종필씨의 존립파괴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지역을 기반에 둔 이들의 반격도 만만찮을 것으로보여 정국은 극한 대결양상으로 전개될 것 같다. 사실 그동안 5·18특별법제정조치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김대중총재에게 정국주도권을 뺏길 것을 우려한데서 나왔다는 분석도 적잖았다.

지금 바야흐로 후3김시대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미 김대중총재는 대규모장외집회를 통해 정국의 헤게모니싸움에 본격 시동을 걸었고 김종필총재는신중한 행보를 통해 보수표흡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대통령이 이들 양김의목에 칼날을 들이대면 이들양자의 연합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지도 모른다.한편 전두환전대통령의 구속은노태우전대통령의 처벌과 질적으로 차원을달리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5·6공청산'이라는 역사적의미를 담고 있기때문이다.

우선 민자당이 극심한혼란에 빠져있다. 민정계출신의원들의 대다수는 직간접적으로 전·노두사람과 연결되어있다. 지금 이들은 "민자당에 몸담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이중 대구경북출신의원들은 일부 이탈움직임마저 일고있다. 민주계에서는 새정치판을 짜야한다고 고창하고있는등 계파갈등이 이제위험수위를 넘어서 당의 와해일보직전에 직면해 있는듯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는 민정계의원들의 대다수가 민자당의 보수성격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가에서는 김대통령이 이끄는 민자당의지지가 과거 3당통합전 통일민주당시절로 회귀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런면에서 아직도 지지면에서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자민련의 약진정도가 관심사항이다.물론 민정계의원들이 당장 김총재밑으로 들어갈 공산은 아직은 없는 편이다.

그렇다고 민정계의원들이 대거탈당,독자세력화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대통령의 정치권의 사정후환이 두려운데다5·18특별법제정의 명분에 밀리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 12·12관련자및 대구경북지역일부의 이탈여부에 대한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자당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은 단순한 측면에서 비롯된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거취를 총선때 지역민심및 당락여부에맡기는게 보통이다.

이런상황에서 김대통령의 향후카드가 과연 무엇일지가 자못 궁금하다. 밀리지않겠다는 강공드라이브를 택할 공산이 높다. 자기와 맞는 세력을 어디에서 택할지 다시말해 어떤 그림의 정계개편을 시도할지도 관심거리다. 물론정치권내에서의 타협도 전혀 배제할수 없다. 다만 강경책에 항상 필수적으로수반되는 '역타격'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도 김대통령이 헤쳐나갈 핵심적인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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