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전통음악과 방송매체

TV나 라디오가 일반대중의 정서에 끼치는 음악적 영향은 매우 크다. 음악이 배경에 깔리거나 드라마의 시그널 뮤직이 나오지 않는 삭막한 방송을 우리는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방송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방송의 위력은 음악 수용층의 확대에 기여, 음악의보편적인 흐름이 일반대중을 위한 것으로 바뀌어지는데 일조하였다.그러나 국민들의 한국적 음악심성을 형성하는데 결정적 구실을 하는 방송매체가 하고 있는 음악내용을 보면 가히 폭력적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잠시도 쉬지 않고 듣기를 강요하다시피하는 음악들이지만, 그 내용을 볼것 같으면 참으로 소비 향락적, 비생산적음악에다 서구일변도적 음악이 주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5개 TV방송국이 한주일간 내보내는 3백50여시간의 프로그램중 국악 프로그램은 고작 한 두시간 정도에 불과하며 라디오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이것은 날마다국민의 절반 이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회교육 매체들이 전통음악을 경시하는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라고 하겠다.전통문화를 보존하는데는 몇가지 기본철학이 있다.

첫째, 우리의 전통문화는 옛날옛적부터 똑같은 내용이 전래되어 온 것이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조선시대에는 고려청자의 보존에만 힘쓰지 않고 이조백자를 만들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새롭게 창조함으로써 전통문화를 보존하였다. 즉 전통을 이어가고 싶으면 끊임없이 창조만 하면 전통있는 문화가 되는 것이다.

둘째, 문화의 전파는 대중의 심금을 자극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다. 전통문화에 식견이 없는 이들과 서양 팝송에 탐닉하는 신세대들도 보고 듣고 참여하여 흥이 나기만 한다면 보존은 절로 될 것이다. "아! 이렇게 좋은 것이우리의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려면 늘 우리 가까이에서 귀로 듣고 보아야하지 않겠는가.

돈보스꼬예술학교 조교수·국악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