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표류하는 민생

고름우유 논쟁이 국민들의 입맛을 쓰게 하더니 우유속에 항균물질은 물론항생물질까지 검출되었다는 당국의 발표로 한동안 유제품업체와 낙농가들이큰 타격을 받았다.앞의 것은 우유가공업체끼리의과당경쟁에 의한 자충수라고 할 수 있겠으나 뒤의 것은 항균·항생물질 함량이 극히 미미한 것이어서 인체에 거의 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국에서 굳이 발표해 긁어 부스럼을 만든 꼴이 되고말았다.

두가지 모두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아직도 국민들 가슴 한 구석에는 뭔가 께름칙한 앙금이 남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최근엔 또 캔으로 만든 오렌지주스가 중금속에 오염될 우려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있다.

국내 한 대학교수팀이 시판중인 무가당 오렌지주스 캔음료를 실내온도인20℃에서 장기보관한뒤 중금속 함량을 조사했더니 주석과 철의 농도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한다.

다른 곳도 아니고 대학연구실에서 장기간 조사한 것인만큼 이 발표에 대해의심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 국민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에서는 이러한 개연성에 대한 의심과 조사를 한번도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지금 온 나라는 비자금 파문이다, 5·18특별법이다 해서 과거청산문제로들끓고 있다.그러는 사이 국민보건과 직결되는 이러한 민생문제는 별것도 아니라는 듯이 노도속에 파묻혀 흘러가버리고 있다.

과거청산도 좋고 개혁도 좋지만 그 모든 것은 보다 바람직한 생활의 질(질)을 높이는데 귀일하는 만큼 행여 민생문제가 소홀하지 않도록 신경써야할 일이다.

대구대교수·산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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