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종구씨 소환과 '율곡'재수사

**기종변경 경위-수뢰규명 초점**검찰이 8일 이종구 전국방장관(60)을 소환함으로써 율곡사업 비리에 대한재수사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이전장관은 노태우 전대통령의고교및 육사 후배(14회) 군부 하나회의 중심 멤버로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었고 차세대 전투기(KFP) 기종변경 당시국방장관을 지내 율곡비리 의혹 규명에 김종휘 전외교안보수석과 함께 핵심인물중 한 사람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

지난 78년 박정희 전대통령이 차세대 전투기사업을 추진할 당시 공군의 주력기종으로 지목한 것은 F-16이었으나 10여년이 지나면서 새로운 공격기들이속속 등장, F-16은 '구세대 전투기'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때문에 공군과 청와대측도 89년12월 차세대 전투기 기종으로 한국지형에강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소련제 전투기들을 제압하는데 적합하다는 이유로F-18을 차세대전투기로 선정했다.

문제는 1년4개월만인 91년3월, 당초 미국의 맥도널드 더글라스사의 F-18로 선정됐던 차세대전투기 기종이 갑자기 구세대 전투기로 내몰렸던 제너럴다이너믹스사의F-16으로 변경된 것.

이씨는 당시 국방장관(90년10~91년12월)이었고한주석씨가 공군참모총장(90년9월~92년9월)이었다.

한씨는 공군의 후배들로부터도 "공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종 변경이 이뤄진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전임자인 정용후공참총장이기종변경을 반대하다 병원에 감금된 뒤 결국 총장직에서 물러난 경위등이 석연치 않았다.

한씨는 그러나 29시간동안의 검찰조사에서 "노태우씨나 이종구씨등의 지시나 외압은 없었으며 기종변경은 적법절차에 따른것"이라고 강변한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때문에 이미 지난 93년 수사등에서 상당부분 비리가 확인됐던 이종구씨의조사에 검찰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씨는 기종 변경과정에 참여한 핵심인물로 노태우씨의 총애가 두터웠던군인이었기 때문에 당시공군의 반대여론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기종변경에핵심역할을 한점 때문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한 조사에서 정확한 기종변경 경위와 차세대 전투기외의 다른 무기도입 과정에 개입됐는지 여부및 추가 뇌물수수 여부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목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검찰이 현재 계좌추적을 벌이는 7개 계좌중 4개 계좌가 이씨와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

검찰은 지난 93년초 감사원이 벌였던 감사자료중 이씨와 이씨의 동생에게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된 대동은행 충무로지점과 대한투자신탁 강남지점등4개 가명계좌에 대한 추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4개 가명계좌에는 모두 37억원이 입금됐으나 당시 감사원과 검찰은이씨가 삼양화학과 삼부에이스, 진로건설등으로부터 받은 7억8천만원 부분만으로 이씨를 기소하고 나머지 입출금 내역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검찰은 이들 계좌의 나머지 차액 29억여원의 행방을 추적하면 김종휘씨와당시 군고위층등에게 흘러들어간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이들 계좌의 연결계좌를 추적하면 노씨 재임중 총 14조원이 투입된율곡사업과 관련해 최소 수백억원의 리베이트가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노씨의 모(모)계좌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난 93년 6월의 율곡사업 비리 사건 수사당시에는 검찰이 이씨와 노태우씨의 은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전 대통령인 노태우씨의 성역(성역)을 인정,'꼬리자르기' 차원에서 검찰이 수사를 중단했던 게 사실이다.그러나 이번에는 율곡사업과 관련한 노태우씨의 비리의혹 규명에 수사의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검찰이 이씨를 상대로 노씨와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리베이트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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