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쌀파동-① 폭등 원인

쌀값이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선 추곡수매를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수매가보다 시중 쌀값이 높기 때문이다. 천대받던 쌀이오랜만에 대접받는 셈이다. 쌀값이 오르는 이유와 문제점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최근의 쌀값 오름세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대구에선 80㎏ 한가마당 최고17만원을 웃돌고 있다. 산지에서도 14만4천원~15만원선에서 소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예년 이맘때는 쌀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농민들이 영농자금 상환, 학자금 마련 등을 위해 쌀을 홍수출하한 탓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정부 수매에매달렸다. 수매가가 시중 쌀값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영천시의 경우 80㎏ 한가마에 지난해는 12만6천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달 13만4천원에서 12월들어 14만5천원으로 치솟았다. 1등품 정부수매가가 13만2천6백80원인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쌀값이 오르자, 일부 지역에선 농민들이 수매를 기피하고 있다. 수매장에쌀을 내놓았다가도 수매등급을 제대로 받지못하면 되가져간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구미등 일부 지역에선 쌀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선산농협에서 운영하는 미곡종합처리장은 처리 물량이 없어 경기도 등에 쌀 공급을요청해놓고 있다. 그러나 수요량에 턱없이 모자라 추가물량 확보에 비상이걸렸다.

쌀값 폭등에 따라 양곡상들도 바빠졌다. 쌀 공급이 달리자, 수매장에 까지진출, 2등급 판정을 받는 농민들에게 2등 수매가가 아닌 1등품 가격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농민들도 쌀 출하를 미루고 있다. 칠곡군약목면 동안리 박성수씨(49)는 "올해 서른 가마를 수확했다"면서 "쌀값이올라 출하를 않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쌀값이 이처럼 예년과 달리 거꾸로 오르고 있는 이유는 무얼까. 정부 쌀통계의 부정확성도 쌀값폭등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9월15일 올해 쌀생산량이 평년작으로 3천3백만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그러나 정부수매를 시작한 뒤 한해.수해로 인해 생산량 감소가 큰 것으 밝혀지자, 올해 생산량을 3천2백만섬으로 수정발표했다. 이로 인해 쌀이 부족할것이란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가수요가 일어났다. 양곡상들도 물량확보를 위해 정부수매가와 같은 값으로 쌀을 매입하기도 했다.

정부가 산물벼 수매를위해 전국에 건설한 미곡종합처리장도 쌀값 인상에기여했다. 미곡종합처리장이 연간 생산해야할 원료확보를 위해 대량 구입하는 바람에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또 농민들 사이에서 정부가 수해를 입은 북한에 쌀을 지원해 정부미 재고가 바닥났다는 소문이 돌면서 쌀출하를 기피, 공급이 달린 것도 쌀값 오름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쌀값은 계속 오를 것인가. 관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쌀값 오름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진단한다. 장기적으로는 쌀값이 안정될 것이란 얘기다. 그 근거는 최근의 쌀값 앙등이 '시장 왜곡'에 의한 유통상의 문제와심리적인 가수요 현상에 편승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다음주부터 정부미 50만섬을 긴급 방출하면 치솟던 쌀값도 약보합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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